칼 맞기전에 배당 높인 현대그린푸드는 국민연금 예봉 피해
국민연금, 현대그린푸드에 주주제안 않기로 결정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민연금에 의해 저배당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된 현대그린푸드가 국민연금이 휘두르는 주주권 행사의 칼날을 피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공격받기 전에 미리 배당을 2배로 높이는 등 몸을 낮췄기 때문이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날 주주권 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현대그린푸드를 저배당 공개중점관리기업에서 해제하고 주주제안은 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2.8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부회장(23.0%)과 정지선 회장(12.7%)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총 37.7%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전문위는 현대그린푸드가 배당정책을 수립했고, 배당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등 개선 노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연금은 그간 현대그린푸드를 비공개 대화 대상기업(2016년 2월), 비공개 중점관리기업(2017년), 공개중점관리기업(2018년)으로 선정해 기업과의 대화 등을 추진하며 압박해왔다.
전문위는 앞으로 기업들이 합리적 배당정책을 세우고 배당정책의 투명성, 구체성, 예측 가능성 등을 제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8일 임시이사회에서 결산배당으로 총 183억원을 현금 배당하고 오는 2020년까지 향후 3년간 배당성향을 13%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 배당성향은 전년 6.2%에서 13.7%로 높아졌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을 뜻하는데, 기업이 주주에게 이익을 얼마나 돌려주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작년 5월 국민연금은 배당성향이 낮은 현대그린푸드와 남양유업[003920]을 저배당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 공개하며 배당확대를 요구해왔다.
국민연금은 저배당 정책을 완강하게 고수하는 남양유업에 대해서는 '배당정책 수립·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하는 위원회(이사회와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하도록 주주제안을 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의 배당금은 그동안 주당 1000원(2015~2017년) 수준이었다. 남양유업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2017년 17%로 유가증권 기업 평균(33.81%)에 못 미친다. 2016년에는 2.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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