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외국 기업이 등진 톈진, 中 경제 어려움 보여줘"
동북부 산업 중심 톈진 GDP 성장률 2년 새 9%→3.6% 급락
인건비 상승·규제장벽 등으로 中, 외국 기업에 매력 잃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인건비 상승과 규제장벽 등으로 외국계 투자기업이 중국을 떠나면서 중국 경제가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외국 기업 이탈로 어려워진 중국 경제를 잘 보여주는 곳은 동북 지역의 산업 중심지로서 과거 외국 기업 유치에 공을 들였던 중국 톈진(天津)시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10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지리적 이점 등을 잘 살려 톈진시는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상당한 외국계 기업 유치에 성공했고, 이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달라졌다.
급격한 인건비 상승에 더해 중국 토종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외국 기업들이 하나둘씩 톈진을 떠나면서 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016년에는 일본의 전자부품 제조업체 로움 사의 공장 2곳 중 한 곳이 철수했고, 지난해 12월에는 2천600여 명을 고용하던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하도급업체와 식당, 택시 등 주변 서비스업 종사자까지 고려하면 공장이 문을 닫은 데 따른 타격은 적지 않다.
화웨이, 비보 등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이겼지만, 이는 고용 감축이라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은 셈이다.
톈진 지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지난해 48억5천만 달러로 2016년 101억 달러, 2017년 106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 결과 톈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6년 9%에서 지난해 3.6%로 급락했다.
이러한 상황은 톈진만의 문제가 아닌 중국 경제 전반의 문제로 여겨진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2017년 기준으로 2천580만 명을 고용했다. 이는 전체 중국 도시지역 취업자의 6.1%에 달하는 수치다. 외국 기업은 중국 무역의 절반, 세수의 5분의 1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는 외국 기업이 전체 도시지역 고용의 7.8%에 해당하는 2천960만 명을 고용했던 2013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일본 정부 산하 싱크탱크가 조사한 결과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75.7%는 중국에서의 철수를 검토하는 이유로 급격한 인건비 상승을 들었다. 53.5%는 중국 당국의 규제장벽을 꼽았다.
SCMP는 "톈진이 처한 어려움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고군분투하는 중국 경제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며 "미국과 무역 전쟁에 더해 인건비 급등 등을 견디다 못한 외국 기업이 중국을 떠나면서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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