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등록 추진 '동해안GP' 조사…"가치 충분"(종합)
문화재청 "조사 보고서 작성 후 문화재위원회 상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14일 문화재 등록을 검토 중인 강원도 고성 비무장지대(DMZ) 내 동해안 감시초소(GP)에서 전문가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동해안 감시초소는 지난해 9월 19일 남북이 체결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철거하기로 했으나, 역사적 상징성과 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보존이 결정됐다.
동부전선의 동해안 감시초소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남측에 처음으로 설치된 감시초소다. 금강산 자락과 해금강, 선녀와 나무꾼 설화가 전해져온 '감호'를 조망할 수 있다.
조사에 참여한 문화재위원회 근대분과 위원인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장이 굉장히 감동적"이라며 "등록문화재로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동해안 감시초소는 분단과 냉전을 상징하는 건물"이라며 "냉전이 심화한 1960∼1980년대에 여러 차례 증개축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작은 요새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시초소의 건축적 가치는 건물의 완성도나 아름다움보다 냉전의 시대성을 느낄 수 있는 현장감과 긴장감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이어 "문화재 등록 과정에서 감시초소 주변에 있는 간이 케이블이나 도로망까지 범위를 확대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듯하다"고 조언했다.
문화재청은 현지 조사 보고서가 나오면 문화재위원회 검토·심의 절차를 거쳐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감시초소 철거 과정에서 나온 잔해물 기록화와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군부대 문화재 조사사업과 연계해 감시초소 학술조사도 시행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 상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며 "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동해안 감시초소가 평화와 번영을 여는 상징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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