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승리 일등공신 에믈리앙 특보, 보좌관 스캔들 여파로 물러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참모로 알려진 최측근 정무특보가 마크롱 수행비서의 시민 폭행 스캔들 여파로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최근 측근들을 줄줄이 떠나보낸 마크롱은 가장 믿었던 참모마저 잃으면서 더욱 고립된 신세에 내몰렸다.
마크롱 대통령의 정무특보 이스마엘 에믈리앙(31)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주간지 르 푸앙 인터뷰에서 집필 활동에 전념하겠다면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진보정치에 관한 책을 집필 중이라면서 "대통령의 정무특보라는 신분으로 정치 관련 저서를 펴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에믈리앙은 3월 말이나 4월 초 책이 출간되는 즉시 정무특보직을 그만둘 예정이다.
에믈리앙은 마크롱 대통령이 전 정부에서 경제장관에 재직할 당시 그의 보좌관으로 합류했고 마크롱이 장관을 그만두고 대권 도전을 위해 신당을 창당할 때에도 함께했다.
그는 선거의 핵심전략들을 입안한 인물로, 마크롱의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엘리제궁에 입성한 뒤에는 정무특보로서 마크롱의 국내정치전략을 담당해왔다.
에믈리앙은 언론과의 접촉을 철저히 피하면서 막후에서 활동해 프랑스 언론들로부터 그림자 같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최근 시험대에 올랐다. 마크롱의 수행비서였던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작년 5월 노동절 집회에 경찰 장구를 착용한 채 나가서 시위에 참여한 남녀를 구타한 사건인 이른바 '베날라 게이트' 와중에 그가 베날라를 비호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베날라는 스캔들이 불거지자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만한 영상을 경찰로부터 불법적으로 입수해 이를 에믈리앙에게 전송했고, 에믈리앙은 이 영상이 친(親) 마크롱 트위터 계정을 통해 SNS에 유포된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또한 베날라는 최근 탐사보도 매체 미디어파트가 입수해 공개한 녹음파일에서 에믈리앙이 자신을 돕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보도에 대해 엘리제궁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에믈리앙의 사퇴는 마크롱 정권의 탄생에 큰 역할을 한 '개국공신'들이 최근 줄줄이 사임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1월 말 마크롱의 홍보수석이었던 실뱅 포르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면서 전격 사임했고, 그전에는 홍보수석실의 바바라 프뤼지에 외신홍보비서관, 정무수석 스테판 세주르네도 엘리제궁을 떠났다.
이들은 모두 마크롱과 대선 캠프 또는 그 전부터 고락을 함께한 30∼40대 젊은 보좌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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