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속 美함정 2척,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 항해(종합)
중국 외교부 "미국, 항행의 자유 구실로 중국 주권 침해"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김윤구 특파원 = 미국의 함정 2척이 11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을 항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도미사일을 탑재한 미국의 구축함 2척이 이날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팡가니방 산호초(Mischief Reef)와 약 12해리(22.2km) 떨어진 해역에서 운항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관리가 밝혔다.
특히 이번 항해는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이는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하기로 한 계획을 유예한 뒤 협상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잡고 중국과 팽팽한 실무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미군 함정의 남중국해 항해에 강력히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해군은 법에 따라 미국 군함에 경고했다"면서 "미국 군함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해역의 평화 안전과 질서를 파괴한 것에 대해 중국은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중국이 국가의 주권과 안보를 결연히 수호하고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국제법에 따라 각국이 남중국해에서 누리는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어떤 국가라도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구실로 연안국의 주권과 안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남중국해는 중국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변국과 함께 영유권과 어업권 등을 놓고 끊임없이 분쟁을 벌이는 곳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세우고 비행 훈련 등을 하며 실질적으로 점유한다는 전략을 펴는 데 대해 미국은 군함을 동원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면서 유럽 동맹국과 합동 훈련을 통해 중국에 압력을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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