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크를 고래 사파리로 만들자' 울산 남구청장 글에 논란
일부 "검토 가능한 제안", 현대중 직원들 "도가 지나친 의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최근 자기 블로그에 "현대중공업 도크를 고래 30마리가 헤엄치는 사파리로 만들어 관광 자원화하자"는 다소 황당한 제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발상의 전환'이라며 옹호하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조선 경기 침체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지자체장이 제안한 아이디어로는 도가 지나치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김 청장은 지난달 29일 '이런 황당한 상상력?-고래 사파리'라는 글을 자기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현대중공업 도크 11개, 미포조선 도크 4개 중 중 1곳에 거대한 고래생태체험관을 당장 만드는 건 어떨까"라며 "도크 바닥에 수중터널을 넓게 설치하면 고래가 헤엄치는 환상적인 장면 관람이 가능할 것이다"고 썼다.
김 청장은 또 "배를 만들어 파는 것과 고래 사파리를 만들어 관광사업을 하는 것 중 조선 회사나 지역 경제 이익에 있어서 어느 것이 더 유익한 것인지를 따져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며 "고래 사파리 관광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도크를 고래 30마리 이상이 헤엄치는 고래생태체험관과 고래 사파리를 만들어 관광 자원화해야 한다"면서도 "현대중공업과 노동자들에게는 조선업체 경기나 회사 명운과 별개로 상상하는 것이므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일부는 '멋진 상상력이다', '검토해 볼 만한 제안이다' 등 댓글을 달아 응원했다.
'자치단체장이 꺼낼 이야기는 아니다'거나 '남구청장이니 동구 현대중공업 말고 남구에 신경을 더 쓰는 게 좋겠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특히,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직원은 "회사가 어려운 걸 뻔히 알면서 기초단체장이 저런 글을 쓴 것은 놀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도가 지나치다"고 8일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공적인 자리에 계신 분이 임직원들이 한창 열심히 일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상상할 수 없는 저런 말을 공식적으로 했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생태적으로 고래를 가둬두는 게 옳으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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