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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회동 불발에 어긋난 시진핑 '경제구상'…수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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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회동 불발에 어긋난 시진핑 '경제구상'…수정 고심
양회 이전 무역전쟁 수습 시도 무산…경기 하강 불가피
무역전쟁 지속시 '중국 건국 70주년' 분위기 빛바랠 수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하려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구상이 어긋나면서 올해 중국 경제 정책 구상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의 최대 현안인 미·중 무역 전쟁을 해결하려던 시진핑 주석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8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류허(劉鶴) 부총리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정상회담을 이달 내로 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류허 부총리를 만난 뒤 지난 5일 신년 국정 연설을 앞두고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달 말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밝혀 미·중 간 무역 대타협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중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지' 묻는 기자에게 "아니오"라고 답해 무역협상 시한(3월 1일)까지 미·중 정상의 담판이 열리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달 말까지 미·중 무역 갈등을 잠재우고 내달 양회를 통해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이라는 자신의 국정 철학을 밀어붙이려던 시 주석의 계산이 어긋난 셈이다.
양회는 내달 3일부터 열리며 올해 경제성장률과 경기 부양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중 무역 전쟁과 경기둔화 가속화 속에서 경제성장률을 6%대 초반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암울한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으로 28년 만에 최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개혁개방 40주년'의 빛이 바랜 상황이다.
올해도 무역 전쟁이 지속될 경우 시진핑 주석의 절대 권력의 기반을 다질 '신중국 건국 70주년' 분위기도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시 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첨단기술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를 정조준해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을 압박하는 데다 올해도 대규모 추가 관세를 통한 파상 공세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내주 베이징(北京)서 재개되는 미·중 고위급 협상을 통해 막판 합의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내주 초 방중해 류허 부총리와 또다시 무역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미·중 협상단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무역 불균형, 기술 이전, 관세·비관세 장벽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해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등 한발 양보한 바 있다.
현재로선 3월 1일 이후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유예되는 방식으로 미·중 간 협상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소식통은 "현재 미·중 무역 전쟁은 단순한 무역 불균형을 넘어 경제 패권을 둘러싼 싸움"이라면서 "미국은 한 번에 합의해줄 의사가 있어 보이지 않아 올해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빛내야 할 시진핑 주석으로선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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