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회장 "강릉을 아이스하키 허브로 만드는 것이 꿈"
강릉하키센터 사후 활용에 주도적인 역할 선언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우리의 꿈은 강릉을 아이스하키 허브로, 아이스하키타운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강릉 하면 아이스하키가 떠오르게 만들어야죠."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2013년부터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맡아 강력한 '평창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일환으로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선수 출신인 백지선(영어명 짐 팩) 감독을 영입했다.
백 감독이 선진 아이스하키 시스템을 도입하고, 귀화 외국인 선수가 가세하면서 한국 아이스하키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4년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에서 5전 전패를 당했던 한국은 불과 3년 만인 2017년 대회에서 3승 1연장승 1패의 성적으로 1부 리그 입성의 쾌거를 이뤄냈다.
2013년 23위에 머물던 한국 아이스하키의 세계 랭킹은 올해 16위로 치솟았다.
지난해 평창올림픽과 세계선수권 1부 리그인 월드챔피언십 출전으로 정 회장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르네상스'를 빚어냈다.
역량 있는 해외 지도자 영입과 귀화 외국인 선수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평창올림픽 개최국 자동 진출권의 조건으로 내건 사항이었다.
전폭적인 지원으로 IIHF를 설득해 개최국 자동 진출권을 따내고, 평창올림픽 여정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정 회장은 이제 '포스트 평창' 시대를 맞아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올림픽 아이스하키 종목 메인 경기장이었던 강릉하키센터의 유지와 활용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 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정 회장은 "강릉하키센터를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이는 올림픽 유산을 지킨다는 측면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정부가 우리를 도와줄 때까지 손 놓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며 "이것은 우리의 스포츠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나서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 대의원 총회를 열어 '평창올림픽의 유산인 강릉하키센터를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으로 유지해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한 요람으로 삼겠다'는 요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아이스하키인들을 중심으로 서명 운동도 전개해 나기로 했다.
물론 서명만으로 정부를 설득할 수 있다고 믿을 만큼 정 회장이 순진하지는 않다.
정 회장은 독자적인 기구에 용역을 맡겨 강릉하키센터의 얼음이 녹지 않도록 중장기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강릉을 연고지로 하는 팀이 생긴다면 좋을 것"이라며 "또한 각종 전지훈련과 대회를 강릉하키센터에서 치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협회는 지난해 12월 73회 전국종합선수권대회를 비롯한 각종 초·중등부 국내 대회를 강릉하키센터에 유치했다.
지난 6일부터는 평창올림픽 1주년을 기념한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국제 친선 대회가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정 회장은 평창올림픽을 준비하고 치러내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아이스하키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려면 강릉하키센터를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또한 2022년 동계올림픽이 인접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기에 세계 각 팀이 전지훈련 장소로 강릉하키센터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사업성 측면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태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게 굳건해야 한다"며 "먼저 우리가 정부에 안을 낸 뒤에 이런 게 부족하니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우리의 꿈은 강릉을 아이스하키의 허브로, 아이스하키타운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강릉 하면 아이스하키가 떠오르게 만들고 싶다. 그게 강릉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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