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폭행에 추행까지…악몽의 필리핀 어학연수
재판부 "인솔교사 범행 부인·축소·변명 급급"…법정구속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전북지역 아동들이 인솔교사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고 한 학생은 추행까지 당했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을 훈계하려고 했다"고 해명했지만, 법원은 그를 법정구속했다.
7일 전주지법에 따르면 전북 초·중·고교생 20여명은 2017년 1월 어학원을 통해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들뜬 마음도 잠시뿐, 4주간의 연수는 시작부터 악몽으로 변했다.
인솔교사 A(28)씨가 '훈육'을 이유로 폭언과 폭언을 일삼은 것.
A씨는 "누가 내 모자를 깔고 앉았다", "떠든다", "라면 봉지를 쓰레기통에 제대로 버리지 않았다"란 사소한 이유로 욕설을 퍼붓고 학생들의 뺨과 머리, 가슴 등을 때렸다.
성기가 작다면서 한 학생의 성기를 만지기도 했다.
피해를 본 학생은 11명에 달했다. 피해자 중에는 9∼10세 아동도 있었다.
이 문제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학생들을 훈계하려고 가볍게 밀치거나 살짝 꿀밤을 때리고 툭툭 건드리거나 친근함의 표시로 볼을 살짝 잡아당겼다"면서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그는 범행을 부인·축소하거나 변명하면서 1년 6개월간 지엽적인 주장을 해가며 재판을 지연시켰다.
이 과정에서 악몽을 잊고 학업에 매진 중인 피해자 11명 모두가 법정에 출석하는 2차 피해를 봤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아동복지법 위반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2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해당 어학원에 대해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선생님이라 부르며 믿고 따르는 학생들에게 수시로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했고 욕설을 일삼았다"며 "피해자들은 공개 장소에서 폭행을 당하면서 공포심과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이고 일부 학생은 현재까지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거나 축소하려고 변명하기에 급급할 뿐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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