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오나라 "싱글이지만 울컥하는 모성 생기더라"
"'찐찐' 사랑스럽게 만들어준 조재윤 씨, 고마워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여기저기서 많이 불러주셔서 아직 '찐찐'으로 살고 있어요. (웃음)"
비지상파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화제의 JTBC 드라마 'SKY 캐슬'에서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여자 진진희를 연기한 배우 오나라(43)는 애교 만점 '찐찐'의 모습 그대로였다.
7일 서초구 양재동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오나라는 작품 시청률이 23%(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돌파한 데 대해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온다"며 "같이 하는 배우들과 작품이 좋아 가볍게 시작했는데 시청률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면서 누가 되지 말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1회 때 시청률 1%대가 나왔을 때도 망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2회부터 잘될 것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오나라는 'SKY 캐슬'이 중년 여배우 5인을 내세워 대히트한 데 대해서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여배우들끼리만 나와도 좋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고, 화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잖아요. 이번을 계기로 여배우들이 설 자리, 그리고 여배우 주축의 많은 작품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요. 특히, 염정아 씨는 제 롤모델이에요. 소리 없이 가슴 치는 연기에 탄복했습니다."
그는 작품의 폭발적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비결이 하나인 것 같지 않다"며 "탄탄한 대본, 감각적인 연출, 배우들의 열연과 애드리브, 이 세 가지 합이 잘 맞았다. 또 그동안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았던, 숨겼던 입시 문제, 자녀 교육 문제를 낱낱이 까발리니 자극적이고 재밌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남편 우양우를 연기한 조재윤이 붙여준 별명 '찐찐'은 진진희를 표현한 최고의 수식어로 남았다. 오나라 역시 이 애칭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사실은 처음에 몇몇 후보가 있었어요. '여봉봉', '허니', '찌~인' 등등. (웃음) 그런데 조재윤 씨가 불러주신 '찐찐'이가 가장 귀엽더라고요. '찡찡' 거리는 느낌이라. 재윤 씨가 진진희를 너무 사랑스럽게 예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어요. 동반 광고요? 욕심은 나죠. 하하."
그는 진진희의 트레이드 마크 대사 "어마마?"의 탄생 비화도 들려줬다.
"대본에는 '어마마마마마'였는데 생각해보니 진진희는 성격이 급하니까 그걸 다 말하기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뒤가 점점 줄어 결국 '어마마'가 됐죠. (웃음) 그런데 진진희는 진짜 제작진께서 '맘껏 놀아라' 해주셔서 즐겁게 연기했습니다."
오나라는 아들 수한으로 호흡을 맞춘 아역 배우 이유진에 대해서도 정말 엄마 같은 애정을 표했다.
"우리 수한이가 대본 리딩 때는 저보다 키가 작았는데 드라마 찍는 동안 10cm가 컸어요. 수염도 나고, 변성기도 왔대요. 세상에. 그렇게 자라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모르게 울컥하는 모성이 생기더라고요. 쌍둥이 형제, 예서, 예빈이 사이에서 주눅 든 수한이를 보면 속상했다가, 또 잘하는 걸 보면 좋고. 정말 엄마 같은 마음이었네요."
아직 '싱글'인 그는 "큰 아이 있는 엄마 역할을 해본 적 없어서 흉내를 내는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막상 수한이를 만나니 실제 제 엄마가 떠오르더라"며 "제가 사춘기 때, 예체능(무용)을 전공할 때 저를 대했던 엄마의 모습을 많이 닮아갔던 것 같다"고도 말했다.
'뮤지컬계 로코(로맨틱코미디) 퀸'으로 불렸던 오나라는 2000년대 후반부터 영화와 드라마에도 꾸준히 노크한 결과 지난해 tvN '나의 아저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올해 'SKY 캐슬'로 전성기를 맞는 데 성공했다.
오나라는 "'SKY 캐슬'에서 처음에는 분위기 띄우는 감초 역할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남고, 많은 분께서 '찐찐'으로 불러주셔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품으로 이슈가 많이 됐을 때 잠시 '내가 떴나' 하며 구름 위를 걷는 것도 같았지만 바로 겸손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70살까지 지금처럼 연기하는 게 '베스트'가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껏 해온 것처럼 연기하겠다"고 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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