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법이민 최대한 원해…제대로 된 장벽 반드시 건설"(종합)
국정연설서 "장벽예산 협상 10일 남았다" 압박…합법이민자엔 문호개방 의사
"미국민 생명·일자리 보호하는 이민시스템 만들 도덕적인 의무있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의 남쪽 국경에 제대로 된 강철 장벽을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의회에서 행한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과거 이 방에 있던 대다수가 장벽을 위해 투표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장벽은 지어지지 않았다. 내가 그걸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세우려는 것은 스마트하고 전략적이며, 반대편이 보이는(see-through) 강철 장벽으로, 단순한 콘크리트 벽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쪽 국경을 지키기 위해 정부에 자금을 제공할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의회가 이제 10일을 남겨두고 있다면서 국경장벽 예산 배정에 반대해온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는 "미국이 무자비한 (범죄) 카르텔, 마약밀매, 인신매매를 종식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의회가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부가 남쪽 국경의 위기를 끝내기 위해 의회에 상식적인 제안을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을 따르고 존중하는 '합법 이민'에 대해서는 최대한 문호를 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합법 이민자들이 미국을 풍요롭게 하고 수많은 방식으로 우리 사회를 강하게 했다. 나는 그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들어오기를 원한다. 단, 합법적으로 들어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불법 이민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관용은 연민이 아니라 잔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한 듯, 열린 국경을 지지하는 부유한 정치인들이 장벽 뒤에 숨어서 사는 동안 미국 노동자들이 불법 이민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이민시스템을 만들 도덕적인 의무를 갖고 있다"며 장벽 건설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미국 내 20개 주(州)로의 MS-13 갱 유입 등 불법 이민자 범죄의 심각성도 잇따라 부각했다.
수만 명의 미국인이 치명적 약물에 의해 죽어갔고, 불법 이민자들이 어린이를 저당 잡혀놓고 미국의 법을 짓밟고 있다며 분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바다주 리노에서 불법 이민자에 의해 살해된 노부부의 증손녀들을 장내에서 소개한 뒤 "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형 성적이 좋은 모범수에게 사회에 공헌할 기회를 주는 '첫 걸음법'(First Step Act) 입법과 관련해 법무행정 개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방송인 킴 카다시안의 요청을 받은 뒤 사면해 석방한 무기수 출신 앨리스 존슨을 소개하면서 미국이 갱생을 가능케 하는 국가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싼 처방 약값 문제에 대해 자신의 노력으로 4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약값이 내렸다고 자평하면서 "미국인이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만들어진 약을 다른 나라 국민보다 비싸게 사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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