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센터' 정지윤 "양효진 선배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어요"
양효진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예전 경기력 나오는 것 같다"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후반기 대반격에 나선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이 GS칼텍스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현대건설은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5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양효진(25점)과 정지윤(14점)이 중앙에서 무려 39점을 합작했고, 외국인 선수 밀라그로스 콜라(등록명 마야)가 28점으로 필요할 때마다 큰 공격을 성공시켜줬다.
개막 11연패에 빠졌던 현대건설이지만 최근 경기력은 강팀들을 긴장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특히 미들 블로커 '듀오' 양효진과 정지윤이 지키는 중앙은 어느 팀을 만나도 밀리지 않는다.
부동의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오히려 전성기 때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인 정지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현대건설의 트윈 센터는 팀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자리를 잡았다.
양효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도희 감독님이 몸 관리를 잘해주셨다. 크게 아픈 데가 없으니까 예전의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센터로 뛰었다. 체력 소모가 극심했기에 잃었던 회복에 시간이 필요했다.
양효진의 경기력이야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였지만 루키 센터 정지윤은 '발견'이라고 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이도희 감독은 "정지윤은 칭찬을 아무리 해줘도 부족하지 않다"며 "발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정지윤이 고졸 신인임에도 프로 무대에 연착륙한 배경에는 부단한 노력이 있다.
양효진은 "주전 선수들이 쉬는 시간에도 코칭스태프가 정지윤을 무조건 데리고 나가서 훈련을 시킨다"라며 "내 신인 때처럼 정지윤도 죽도록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효진의 조언도 큰 몫을 했다. 정지윤은 "양효진 선배가 시즌 초반부터 많이 가르쳐주셨다"며 "아직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윤은 지난달 30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올 시즌 신인 최다 득점인 19점을 올리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정지윤은 "신인왕을 주시면 감사한데, 그렇게까지는 큰 욕심은 없다. 신인왕보다는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양효진도 정지윤을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게 만든 그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은 듯했다.
그는 "정지윤은 점프나 스윙이 빠를 때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데, 그 경기가 바로 그랬다. 내가 떠도 못 잡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정지윤은 그렇게 말해주는 양효진을 보면서 "양효진 선배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존재"라며 "넘을 수 없는 선배"라고 말했다.
정지윤은 "프로는 고교 때와 비교해서 플레이가 다양하고 속공도 많이 한다. 내가 공격할 때도 상대 블로킹이 높아서 혼란이 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센터 블로킹 타이밍을 몰라서 걱정이었는데, 그게 어느 정도 되니까 이제는 리시브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고민"이라며 "많이 배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정지윤을 보면서 양효진은 소중한 조언을 들려줬다.
양효진은 "지금 선수들은 정말 좋은 여건에서 운동한다"며 "배구 인기도 좋아진 만큼 끈기 있게 해서 잘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게 좋은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를 자각한다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또 신인들 모두 신체조건이 좋으니까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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