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인이 '외로운 에이스' 서재덕에게 하고 싶은 말
(천안=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겪어보지 않으면 보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는 없어요."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전광인(28)은 한국전력의 '외로운 에이스' 서재덕(30)과 무척 친한 사이지만, 서재덕의 심경을 속단하지 않는다.
전광인은 서재덕과 성균관대부터 한국전력,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영혼의 단짝이라 불리는 사이다.
전광인은 지난달 20일 프로배구 올스타전에서 상대편 선수였던 서재덕에게 다가가 끌어안는 '상봉 세리머니'를 펼쳐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광인이 2017-2018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 현대캐피탈로 이적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전광인이 떠나면서 서재덕은 한국전력을 홀로 이끌다시피 하는 처지가 됐다.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 한국전력에서 서재덕은 공격 대부분을 책임지고, 주장으로서 분위기 메이저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한국전력은 2승 24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광인은 서재덕의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전광인은 2017-2018시즌 한국전력의 주장이었고, 서재덕·윤봉우·강민웅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군분투해야 했다.
현대캐피탈에서 전광인은 '공격·수비 만능선수'로 맹활약하고 있고 팀도 상위권을 달리는 등 즐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광인은 서재덕과 이야기할 때 누구보다 조심스러워 한다.
지난달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를 마치고 만난 전광인은 "서재덕과 계속 연락은 한다"면서도 "제가 '이해한다. 힘내라'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경기 이야기보다는 그 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서재덕)이 느끼는 것, 그 팀(한국전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느끼는 것을 단지 보는 것만으로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광인은 서재덕이 보내고 있는 '힘겨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광인은 "힘내라는 말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지금 안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이번 시즌이 빠르게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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