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별보고관 "美 경제제재로 베네수엘라 위기 가중 우려"
자자이리 "선출된 정부 전복 위한 외부 제재는 국제법 위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독립적으로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유엔 특별보고관이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중대한 위기를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AP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방적 강제 조치의 부정적 영향을 다루는 이드리스 자자이리 유엔 특별보고관은 미국의 제재가 베네수엘라 정부의 교체를 겨냥한 것이라는 보고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자자이리 특별보고관은 그러나 보고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선출된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외부 세력의 제재 사용은 국제법의 모든 규범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자이리 특별보고관 사무실은 베네수엘라의 든든한 우방국 중 하나인 러시아 등의 후원을 받았다고 미국 AP통신은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식품 부족, 생필품난 등 경제 위기와 정국혼란으로 많은 국민이 해외로 탈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연금이나 수감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불공정한 상황에서 치러졌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을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뒤 미국 등 우파 국제사회의 지지 아래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이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 이후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미국이 가진 모든 경제·외교력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과이도 의장과 야권에 전폭적인 지지를 연일 보내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지난 28일 베네수엘라의 '돈줄' 역할을 하는 국영 석유기업 PDVSA를 상대로 자산동결과 송금 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제제는 미국이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에 대해 취한 제재 중 가장 강력한 조치로,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차단하고 과이도 의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 아래 취해졌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제재로 가뜩이나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식품·생필품·의약품 등의 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서민과 빈민층의 고통이 더 가중되고 반미 감정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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