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앞서네요"…김복동 할머니 마지막 '빈소 추모제'
내일 옛 일본대사관 앞 영결식…일본에선 아베 총리 관저 앞 추모회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눈물이 앞서네요. 이제는 편히 쉬세요. 하늘나라 가서 뵙겠습니다."
31일 오후 7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 접객실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이효재 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의 편지가 낭독됐다. 이 전 공동대표는 김 할머니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 운동을 처음 권유한 인물로 알려졌다.
추모식에 오지 못한 이 공동대표는 편지로 "김 할머니는 지구가 좁은 듯 다니면서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 생기면 안 된다'며 열심히 외쳤다"며 "열정이 오래되기를 기대했는데 앞서갔다"고 안타까워했다.
변영주 영화감독은 "김 할머니는 전 세계에 동생과 자매들 만나면 힘을 내셨던 분"이라며 "할머니는 돌아가셔도 돌아가신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인권을 이야기할 때 할머니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양징자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는 "처음 김 할머니를 봤을 때는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인권 운동을 하시고 만난 할머니는 아주 너그러웠다"고 회고했다. 일본에서 조문을 위해 입국한 시민단체 관계자 3명도 추모제를 함께 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빈소가 마련된 29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오후 7시 접객실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조문객들은 추모제 내내 엄숙한 표정으로 추모사를 듣고 추모 영상을 관람했다. 조문객 150여명이 참석하면서 접객실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강경화 장관 "김복동 할머니, 역사에 길이 남아주소서"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할머니 발인식은 2월1일 오전 6시30분께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이후 운구차가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을 들른 뒤 서울시청 광장으로 향한다. 평화의 우리집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곳이다.
시민들은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94개의 만장을 들고 광화문광장과 안국역을 거쳐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으로 행진한다. 이곳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영결식이 열린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김 할머니를 위한 추모 행동이 이어졌다.
정의연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시카고·텍사스·로스앤젤레스, 호주 시드니,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 해외 6개 도시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재일본조선인인권협회성차별철폐부회는 2월 1일 낮 12시~오후 1시, 오후 6~7시 일본 도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관저 앞에서 추모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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