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뇌물 받고 민원 브로커 역할 전 구의원 2심도 중형(종합)
법원 "지위 이용해 공무원 직무유기 교사…죄질 나빠" 징역 3년 2개월 선고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건설업자나 민원인으로부터 부정한 청탁과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부산 기초의원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31일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뇌물수수, 직무유기 교사,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부산 강서구의회 전 구의원 최모(59) 씨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최씨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형량을 유지했다.
최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2개월, 벌금 9천만원, 추징금 6천만원을 선고받았다.
직무유기로 기소된 강서구청 공무원 구모(59) 씨와 배모(44) 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자격정지 6개월의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씨에 대해 "의원 지위를 이용해 이행강제금 부과 면제나 구청 발주 사업 수주, 토지개발사업 인허가 편의 제공 등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고 공무원에게 직무유기를 교사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어 "선출직 공무원의 직무집행 공정성·청렴성과 주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구씨와 배씨에게는 "최씨 요구로 민원인들을 불법건축물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줬지만, 확정 단계가 아닌 중간단계 시정 명령에 해당하고 후속 조치가 이뤄진 점, 범행으로 인한 이득을 본 사실이 없는 점을 고려해 감형했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강서구 의원 재직 시절인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건설업자로부터 구청 발주 사업 수주나 토지개발사업 인허가 관련 청탁을 받거나 건물주 등에게 강제이행금 부과를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14차례에 걸쳐 모두 5천800만원 상당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최씨는 공무원 구씨와 배씨에게 건물 12곳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말라고 지시해 공무원이 직무를 유기하도록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앞선 1심에서 최씨에게 뇌물을 건넨 불법 건축주와 토지개발업자는 각각 징역 4개월과 징역 6개월의 실형을, 건설업자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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