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얼어붙은 소비 살려라"…자동차·가전 구매보조금 투하(종합)
'역성장' 자동차 산업 살리기…가전·사회보장 분야도 망라
(서울·상하이=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고조와 중국의 급속한 경기 둔화로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급랭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소비 보조금 정책을 펴기로 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재정부 등 중국의 10개 경제 부처는 29일 합동으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제품 구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강한 국내 시장 촉진·형성을 위한 방안'(이하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우선 자동차 구매보조금 정책 도입 등을 통해 소비 둔화에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방안은 낡은 경유차 등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사거나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을 사는 이들에게 각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농촌 지역의 경우, 3륜 자동차를 폐차하고 3.5t 이하 화물차나 배기량 1.6ℓ 이하의 승용차를 구매하는 주민에게 보조금을 제공한다.
아울러 일부 대도시에서 적용 중인 신규 번호판 발급 제한 정책도 지역 사정에 따라 완화할 수 있게 했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내 대도시에서는 교통난 및 대기 오염 완화를 위해 매월 일정량의 번호판만 추첨 또는 경매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제공돼 차량 구매를 원하는 이들도 번호판을 얻지 못하면 차량을 살 수 없다.
중고차 거래에 적용되는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을 기존의 3%에서 2%로 낮추는 한편, 승용차처럼 쓰이지만 법적으로는 화물차로 분류돼 그간 도심 진입이 금지됐던 픽업트럭의 도심 진입도 허용된다.
지원책에는 또 가전제품 구매 보조금을 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발표된 방안은 각 지방정부에 낡은 가전제품을 새 제품으로 바꾸는 소비자들에게 '적당한'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요구했다. 대상 제품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보일러, 가스레인지, 컴퓨터 등이 망라됐다.
나아가 기존 가전제품을 교환하는 경우가 아니어도 에너지 절약, 탄소 배출 효과가 높은 친환경·스마트 가전제품을 새로 사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각 지방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중앙정부는 장려하기로 했다.
방안은 아울러 인구 노령화 추세에 맞춰 노후 거주 지역의 공동주택 등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휠체어용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노인 친화적인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펴는 데에도 보조금을 투입하는 등 각 지방정부가 사회보장 분야에서도 보조금을 적극적으로 집행하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 발개위는 정보기술(IT) 산업 소비 촉진을 위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5세대 이동통신)의 상용화를 위한 라이선스 승인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국가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정부의 새 소비 진작책은 미·중 무역 전쟁 등의 여파로 침체 상태에 있는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