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파푸아 반군, 활주로에 총격…현지 군인 2명 사상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파푸아 주에서 분리주의 반군이 민항기가 내리는 활주로에 총격을 가해 현지 군인 한 명이 사망했다.
29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파푸아 주 은두가 군 마픈두마 지역 공항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군인 두 명에게 총탄이 퍼부어졌다.
인도네시아군 당국자는 "큰얌 지역에서 일반인 승객과 주민들을 위한 물자를 싣고 온 민항기가 착륙하려는 순간 공격이 시작됐고 즉각 응사해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총격을 가한 괴한들은 곧 도주했다. 민항기도 안전히 착륙했지만, 총격을 당한 군인들은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다쳐 티미카 지역의 병원으로 후송됐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파푸아 분리주의 단체인 자유파푸아운동(OPM) 산하 무장조직을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물도코 대통령 비서실장은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지금껏 '무장범죄집단'(KKSB)으로만 지칭해 왔던 OPM 산하 무장조직들을 '분리주의자'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분리주의자로 규정한 이상 경찰이 아닌 군이 이들과 관련한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69년 유엔 후원 아래 진행된 주민투표로 파푸아를 자국 영토로 편입한 인도네시아는 자바섬 등 여타 지역 주민들을 파푸아로 대거 이주시켜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파푸아 분리주의 단체들은 이에 반발해 수십 년째 무장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파푸아 원주민에 대한 차별과 낙후한 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2014년 취임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원주민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파푸아 경제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일부 분리주의 단체들은 독립운동을 잠재우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공세를 강화해 왔다.
지난달 1일에는 OPM 산하 무장조직 중 하나인 서파푸아해방군(TPNPB)이 은두가 군의 파푸아횡단도로 건설 현장을 공격해 타 지역 출신 건설 근로자 19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