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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김은희 작가 "식탐만 남은 좀비, 민초들 삶과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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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김은희 작가 "식탐만 남은 좀비, 민초들 삶과 닮아"
"빈곤 문제 해결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에 기획"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2019년 상반기 국내 드라마 중 최대 화제작은 단연 넷플릭스의 '킹덤'이다.
'킹덤'은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로서, 회당 15∼20억원 정도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고 190여개 국가에서 동시 방영되는 등 규모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시그널(2016), 유령(2012), 싸인(2011) 등 TV에서 장르극을 써온 인기 작가 김은희(47)의 '조선시대 역병의 묘사를 좀비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28일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인터뷰에서 그는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대해 "굉장히 제약이 없는 편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킹덤'은 2011년부터 구상해왔어요. 지상파에선 수위 때문에 도저히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서 만화 '신의 나라'로 먼저 선보이게 됐죠. 2016년 '시그널'을 끝내고 났을 때 넷플릭스 쪽에서 접촉이 왔는데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서라면 '킹덤'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제안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소원성취한 셈이죠."(웃음)



지난 25일 공개된 '킹덤'은 1회에서부터 사람의 목이 잘리거나 굶주린 민초들이 인육을 먹는 등 잔인한 장면이 여과 없이 그대로 등장했다. 이 정도 수위를 담기엔 넷플릭스가 최적의 플랫폼이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고 김 작가는 말했다.
"시즌1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쓰기 힘들었어요. 16부작을 하다가 6부작은 처음이라, 리듬이나 템포 면에서 완전히 다른 형태에 맞춰야 했어요. 회당 러닝타임이나 전체 분량에서 템포가 안 맞다 보니까 매회 엔딩을 쓸 때도 '이 엔딩이 맞나?' 하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김 작가는 '킹덤'이 글로벌 플랫폼에서 동시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해외 관객들을 염두에 두는 '배려'도 있어야 했다며 "조선 시대 당쟁을 가문 이야기로 끌고 왔다"고 털어놨다.



김 작가는 인터뷰 내내 '킹덤'은 굶주림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지금도 뉴스를 보면 (빈곤 문제가) 왜 해결되지 않을까, 그런 안타까움 때문에 '킹덤'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좀비를 봤을 때 슬프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식탐밖에 남지 않은 생명체잖아요.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때 먹을 것 하나 없던 시기였고 쌀 한톨이 아쉬운 상황이었잖아요. 내가 먼저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거고, 남들보다 빨리 먹어야 하기에 동작도 빨라야 하는 거죠. 좀비가 그런 슬픔을 담은 생명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킹덤'엔 조선 시대 두 차례의 전란으로 굶주린 민초들도 등장하지만, 권력을 탐하는 상류층도 등장한다. 영의정 조학주(류승룡 분)는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에 죽은 왕을 억지로 살려내 좀비를 탄생시키고, 동래 관가의 양반들은 좀비가 출몰하자 백성들을 버리고 도망간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그랬고, 한국전쟁 때 이승만 전 대통령이 그랬죠. 책임을 지지 않은 권력층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물론 세자 이창(주지훈)처럼 책임을 지는 인물도 있었죠. 여러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킹덤' 시즌1이 공개된 후 시즌2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나고 있다. 김 작가는 "대본 집필은 완료했고 2월 초부터 제작에 들어간다"며 시즌2에 대한 힌트를 살짝 공개했다.
"시즌1에서 깔아둔 복선은 시즌2에 가면 표현은 돼요. 서비(배두나)는 이제 훨씬 더 많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나오기 때문에, 서비의 활약이 아쉬웠던 분들은 시즌2를 기대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시즌2를 넘어 '킹덤' 시즌3, 4에 대해 "아직 조심스럽지만, 더 큰 세계관으로 뻗어 나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는 김 작가는 장르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언젠가 SF나 호러극을 써보고 싶어요. 한국적인 이야기를 좋아해서 한국적 SF, 한국식 호러극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땐 거기에 걸맞은 플랫폼을 찾아서 구애하지 않을까요?"(웃음)
nor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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