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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조끼 시민과 한자리에 선 마크롱…"저 은수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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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조끼 시민과 한자리에 선 마크롱…"저 은수저 아닙니다"
지방소도시 사회적 대토론에 예고없이 참여…'부자들의 대통령' 이미지 불식노력
거주세 '3년 내 폐지' 발표하기도…'노란 조끼' 시민들 있었지만 야유는 없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10분 뒤 대통령이 나타나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프랑스 남부 리옹 인근의 인구 1만명 남짓한 소도시 부르그 드 페아주의 나탈리 니종 시장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이 진행을 맡은 '사회적 대토론'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는 연락을 토론 시작 10분 전에 받았다.
토론장인 시청에 모인 250명가량의 시민들도 마크롱 대통령이 등장할 줄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마크롱은 이날 저녁 6시께 부르그 드 페아주의 시청 홀에서 열린 토론에 깜짝 등장해 세 시간이 넘도록 시민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갑자기 이렇게 나타나 송구하다"면서도 그는 자신이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집중적으로 시간을 할애했다.
노르망디 지방의 아미앵에서 의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경제 장관을 거쳐 중도신당을 창당하고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인생사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았고, 주민들은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 하면서도 그의 얘기를 경청했다.
한 시민이 투자은행 로스차일드 출신인 배경을 언급하며 금융권에 유착된 것 아니냐고 하자 마크롱은 "아시다시피 제가 거액의 상속자도 아니고 (소도시) 아미앵에서 나고 자랐다.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거나 유명 정치가의 아들이었다면 여러분들이 저를 지적하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이 자리에서 지방세의 한 세목인 거주세를 향후 3년 안에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약속도 깜짝 발표했다.
청중들은 중간중간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를 표하며 손뼉도 치는 등 적대적인 분위기는 없었다.
부유세(ISF) 폐지 등 자신의 핵심 정책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았다.
"(전 정부에서) 부유세가 부활한 2년 동안 우리가 더 잘살게 됐나요? 거리의 노숙자가 줄었습니까? 그렇지 않아요. (부자들에게) 선물하려고 (부유세 폐지를) 한 게 아닙니다."
한 시민이 "그렇잖아요!"라고 소리치자 마크롱은 "아니에요.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곧바로 반박하는 등 열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토론 참여자 중에는 현 정부에 대한 분노를 상징하는 '노란 조끼'를 입고 나온 이들도 여럿 있었지만, 거리집회에서 "마크롱 퇴진", "부자들의 대통령" 등의 구호가 자주 들리는 것과 달리 이날 토론에서는 야유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토론을 진행한 니종 시장도 공영 프랑스 TV와 인터뷰에서 "서로가 주장을 강하게 얘기하기는 했어도 분노와 증오 같은 것은 오늘 전혀 없었다"면서 "시민들이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하려는 의지가 충만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회적 대토론은 두 달간의 '노란 조끼' 연속집회로 위기에 처한 마크롱이 발의한 아이디어다.
지난 15일부터 전국에서 열리는 이 토론회는 매주 토요일 광장과 도로로 쏟아져나오는 시민들에게 시위가 아닌 토론의 장에서 정부와 함께 합리적 타협점을 찾자는 취지에서 마크롱이 구상한 일종의 정치적 '돌파구'다.
마크롱은 지난 15일 노르망디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열린 첫 토론회에도 직접 참석해 여섯 시간동안 자리를 지키는 등 대토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통령이 이처럼 직접 토론현장을 찾아 시민의 의구심에 답하는 노력을 기울인 덕분인지 최근 마크롱의 국정 지지율은 반등세를 확실히 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BVA가 25일 발표한 조사 결과 마크롱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31%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올랐다. 다른 여론조사업체 오독사가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도 마크롱을 '좋은 대통령'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로, 20%대를 탈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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