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가 다녀간 듯'…상고대 활짝 핀 춘천 소양강
그림 같은 풍경에 구경꾼들 '감탄'…눈 녹듯 사라지자 '아!∼, 아쉬워'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겨울왕국이 따로 없네요. 그림 같은 풍경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22일 오전 강원 춘천시 소양강에 올겨울 첫 상고대가 활짝 피어올랐다.
이른 새벽부터 상고대 소식을 들은 전국 사진 동호인들은 바삐 차를 몰아 춘천으로 향했다.
하지만 소양강은 그림 같은 풍경을 쉽게 허락하기 싫은 듯, 변덕스러운 날씨를 부려 속살을 감췄다.
상고대 촬영 명소로 알려진 소양 3교 위는 금방 뿌연 물안개에 싸여 지척을 분간하기 어려워졌다.
낮게 떠오른 해도 그 빛을 잃을 정도였다.
태양이 점차 높게 떠오르자 안개는 힘을 잃고 아스라이 옅어졌다.
물안개와 추위가 빚어낸 은빛 수묵화가 강가를 따라 펼쳐지자 구경하던 이들은 그저 감탄하며 카메라를 들었다.
눈이 맑아지는 풍경에 사진가들은 큼지막한 사진기로 자기만의 구도를 찾아갔다.
물닭 무리도 이들의 마음을 아는 듯 상고대 곁으로 헤엄쳐 프레임을 채웠다.
낮은 구도는 성에 차지 않는지, 몇몇 사진가들은 드론을 꺼내 시야를 높였다.
점차 해가 높이 솟아오르자 다리 위는 많은 사진가로 붐볐다.
서울에서 온 박성근(66)씨는 "올겨울은 첫 상고대 소식이 예년보다 늦은 편"이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번이나 춘천을 찾았지만, 허탕이었는데 아름다운 풍경에 그저 감탄만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겨울은 12월 중순께 첫 상고대가 피어올랐다.
풍경 사진 전문가들은 올겨울 상고대가 늦어진 이유로 건조한 날씨를 꼽았다.
한파와 습도, 적당한 바람의 삼박자가 맞아야 상고대가 온 나무를 뒤덮는데, 강원지역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까닭이다.
햇살이 강해지자 나뭇가지 위를 덮었던 상고대는 점차 녹아들었다.
늦게 소식을 접한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한편 상고대는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이 나무 등의 물체와 만나 생기는 것으로, 나뭇가지 등에 밤새 서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 있는 것을 말한다.
소양강은 태백산, 덕유산 등과 함께 상고대 절경을 자랑하는 명소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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