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최선희, 40시간동안 '삼시세끼' 같이하며 허심탄회 협상
늦은 시각까지 만찬 이어져…신경전없이 "매우 화기애애하게 진행"
北美, 한국 함께한 데 만족…韓, 남북미 3자회동 등 통해 중재역할 수행
(스톡홀름=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이정진 기자 = "북한과 미국 대표단이 2박 3일 간 삼시 세끼를 같이하며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의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19∼21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합숙 담판'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이렇게 분위기를 전했다.
2박 3일 내내 북미 간에는 이렇다 할 신경전도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은 환영 만찬이 시작된 19일 오후 6시께부터 사흘째 일정이 종료된 21일 오전 10시께까지 총 40시간 동안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채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 머물며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이들은 잠잘 때만 빼고는 대부분 시간을 함께하며 밀도 있는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는 서로 다른 건물에 있었지만, 식사는 모두 함께했다. 19일 만찬부터 20일 아침·점심·저녁에 이어 21일 아침까지 다섯 끼니를 연달아 같이 한 것이다.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부상은 이번에 첫 대면이지만, 마치 오랜 친구와 만난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 늦게까지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장에는 주류도 준비돼 있어 허심탄회한 대화를 도왔을 것으로 보인다.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2차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비롯해 여러 현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도 북한 및 미국 대표단과 2박 3일 내내 함께했다.
협상은 북미는 물론 한미·남북 등 다양한 양자 회동과 함께 남북미 3자 회동의 형태로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도훈 본부장이 북미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한국이 초대된 것은 이례적으로, 우리는 물론 북한과 미국도 한국이 함께 한 협상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도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감케 하는 대목이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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