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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르데냐 보궐선거에서 집권 '오성운동'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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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르데냐 보궐선거에서 집권 '오성운동' 패배
중도좌파 후보 '깜짝 승리'…오성운동, 최근 퇴조세 '뚜렷'
극우정당 '동맹'은 반난민 정서 힘입어 지지율 '고공행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남부 사르데냐 섬의 주도 칼리아리에서 치러진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중도 좌파 진영의 후보가 '깜짝 승리'를 거뒀다.
21일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20일 진행된 하원 보궐선거에서 작년 3월까지 이탈리아를 이끌던 민주당(PD)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지원한 기자 출신의 안드레아 프라일리스(62)가 당선됐다.


15% 안팎의 극히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한 이날 선거에서 프라일리스 후보는 40.5%의 표를 얻어 집권 정당인 '오성운동'의 루카 카스킬리(득표율 29%), 중도우파 진영의 지지를 받은 다니엘라 놀리(27.8%)를 누르고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번 선거는 요트 챔피언 출신으로 지난 3월 총선을 통해 하원에 입성한 오성운동 소속의 안드레아 무라 의원의 사퇴에 따른 것이다.
무라 의원은 본업인 요트에 몰두하느라 의회에 거의 출석하지 못하는 등 불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작년 8월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작년 6월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과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해 창당 9년 만에 정권을 거머쥔 오성운동은 집권 후 처음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가 이끄는 오성운동은 작년 3월 치러진 총선에서 33%에 육박하는 표를 얻어 이탈리아 최대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반(反)난민 정책의 선봉에 선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의 인기를 등에 업고 무섭게 지지율을 불리고 있는 연정 파트너인 '동맹'의 위세에 눌려 최근에는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19일 코리에레델라세라가 여론조사 기관 Ipsos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맹은 35.8%의 지지율을 기록해 25.4%에 그친 오성운동을 압도했다.
동맹은 작년 3월 총선에서는 약 17%를 득표한 바 있다.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지지율을 2배로 끌어올리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셈이다.
작년 총선에서 18.7%를 득표한 중도좌파 민주당의 지지율은 17.3%로 답보 상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는 7.1%로 지난 여론조사에 비해 지지율이 소폭 빠졌다.
한편, 동맹의 지지율이 급상승함에 따라 이탈리아 정가에서는 동맹이 다수의 핵심 의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파기하고, 전통적인 우호 관계인 중도우파 정당들과 다시 손잡고 조기 총선을 치르려 한다는 풍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지기반과 정치 철학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동맹과 오성운동은 대형 인프라 사업과 부실 은행 구제 등의 핵심 정책을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부 토리노와 프랑스 남부 리옹을 잇는 고속철도(TAV) 건설 문제는 오성운동과 동맹의 연정을 깨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TAV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을 당의 핵심 세력으로 두고 있는 오성운동으로서는 유럽연합(EU)과 프랑스에 물어야 하는 수십 억 유로의 중도 포기 벌금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TAV 중단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TAV 중단이라는 공약까지 백지화할 경우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성운동은 사업 철회 시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등 국고 손실을 우려해 작년에 아드리아해횡단가스관(TAP) 건설 중단, 오염 물질을 대거 배출하는 제철회사 일바 폐쇄 등 핵심 공약을 줄줄이 파기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산업이 발달한 부유한 북부를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는 동맹은 TAV가 무역과 상업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늘릴 잠재력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TAV를 원하는 국민 여론이 높다며 TAV 건설 지속 여부를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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