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예술단, 中국가대극원서 공연…시진핑 참관 가능성(종합)
中 국가대극원 22~26일 예정됐던 기존 공연 취소 공지
리수용, 예술단 인솔 방중…문화 교류도 최고 수준 격상
"작년 쑹타오 인솔 中예술단 방북 공연에 김정은 참관 전례"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우호 예술단이 23일 방중해 중국 국가대극원에서 공연할 전망이다.
이번 공연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방중에 이어 밀접해지는 북·중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최고 공연장으로 베이징(北京)에 있는 국가대극원은 최근 고객들에게 22~26일 '차화녀(茶花女)' 공연이 갑자기 취소됐다며 환불 및 공연 티켓 변경을 통지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국가대극원과 같은 최고 수준의 공연장이 예고 없이 갑자기 공연을 취소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소식통들은 북한 예술단 공연 때문에 국가대극원이 공연 장소를 비우느라 긴급히 조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 예술단의 방중 일정이 급하게 결정돼 국가대극원도 기존의 공연을 급히 취소하고 공연장을 비워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 예술단은 23일 열차를 통해 베이징에 도착해 24일까지 리허설을 한 뒤 25일과 26일 공연을 하고 귀국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북한 삼지연 악단의 선발대로 보이는 공연단 관계자들이 들어왔다.
이날 공항에는 미리 베이징에 들어온 김순호 삼지연 악단 행정부 부단장이 마중 나왔으며 악단 관계자를 태운 미니버스와 공연 장비 등을 싣는 화물차도 목격돼 방중 공연을 할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현송월 북한 삼지연 악단 단장 등 북한 관계자들은 이미 몇 차례 중국 국가대극원을 찾아 사전 답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리수용 부위원장이 예술단을 이끌고 온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3월 북·중 정상이 처음으로 만난 뒤 4월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열린 행사에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끄는 대규모 중국 예술단이 파견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등 국빈 대접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리수용 부위원장이 인솔자로 나선 것은 사실상 북·중 문화 교류의 답방 형식으로, 시진핑 주석 또는 최소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이번 공연을 관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일반인들에게 티켓이 판매되지 않고 중국 대외연락부가 초청한 인사들만으로 한정된 것으로 알려져 중국 지도부의 참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리수용 부위원장이 온다는 것은 단순한 예술단이 아니라 북·중 정상회담에 이은 북·중 문화 교류의 의미가 있다"면서 "시 주석이 공연을 참관하면서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임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쑹타오 부장이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했을 때는 김정은 부부가 직접 참관했다"면서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이라 중국이 성의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시 주석의 참석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편,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예술단의 방중에 대한 질문에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초청으로 리수용 부위원장이 북한 우호 예술단을 이끌고 23일부터 방중 공연을 한다"면서 "현재 이번 방문의 세부 사항에 대해선 제공할만한 정보가 없다"며 자세한 공개를 꺼렸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