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쿠릴 4개섬 중 2개 반환 요구 검토…러시아선 반대 집회
내일 모스크바 러일 정상회담서 논의 예상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러시아로부터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의 일괄 반환이 아닌 2개 섬의 반환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교도통신이 2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개 섬의 '인도'를 확약받으면 러시아와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구상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이는 사실상 일본 측이 문제를 마무리 짓는 방안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러시아로 출발, 22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영토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체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러시아로부터 반환을 희망하는 2개 섬은 시코탄(色丹), 하보마이(齒舞)로 알려졌다.
일본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통해 미국 등 연합국과 평화조약을 체결했지만, 러시아와는 영토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아직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는 1956년 소·일 공동선언으로 국교를 회복하면서 "평화조약 체결 후 4개 섬 중 시코탄, 하보마이를 일본에 인도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양측 모두 에토로후(擇捉), 구나시리(國後)를 포함한 4개 섬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
쿠릴 4개 섬 총면적의 93%를 차지하는 에토로후, 구나시리의 반환 방안에 대해 아베 정권의 한 간부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4개 섬의 일괄 반환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일본 입장에서 소·일 공동선언에 근거해 2개 섬을 '인도'받는 것으로 러시아와의 영토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그동안 '일본 고유의 영토'로 주장해 온 에토로후, 구나시리를 포기할 경우 일본 내에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향후 여론의 동향을 살피며 최종 결정을 내리는 한편 협상의 자세한 내용은 공표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러시아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쿠릴 4개 섬에 대해 일본은 "러시아가 불법 점거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러시아는 "2차대전의 결과, 합법적으로 편입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0일에는 일본으로의 영토 반환에 반대하는 집회가 모스크바에서 수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참가자들은 "러시아 영토를 일본에 넘기지 말라"고 주장했으며 영토 반환에 반대하는 '국민애국연합'을 조직,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극좌세력인 '좌파전선'이 주최한 이번 집회에는 민족주의 및 애국주의 세력도 합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집회 현장에선 "일본에 섬을 인도해야 할 국제법적 근거는 없다", "러시아 정부가 섬을 넘기면 모든 수단을 써 저지할 것"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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