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페더러, 4년 만에 롤랑가로스 출전…'은퇴할 때 된 건가'
매켄로의 '위병 교대식' 평가에는 "10년 전부터 들은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4년 만에 프랑스오픈에 출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그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페더러는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5위·그리스)에게 1-3(7-6<13-11> 6-7<3-7> 5-7 6-7<5-7>)으로 역전패했다.
호주오픈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2015년 3회전 탈락 이후 4년 만에 8강 진출에 실패한 페더러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올해는 프랑스오픈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4대 그랜드 슬램 가운데 유일하게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은 그동안 페더러가 유독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대회다.
윔블던에서 8번, 호주오픈 6번, US오픈 5번 등의 우승 경력이 있는 페더러지만 프랑스오픈에서는 2009년에 딱 한 번 정상에 올랐다.
2009년에도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로빈 소더링(은퇴·스웨덴)이라는 '복병'에 16강에서 덜미를 잡히지 않았다면 페더러의 우승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이 많다.
올해 38세인 페더러는 2015년 8강에서 탈락한 이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랑스오픈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부상 때문이었고, 2017년부터 2년간은 전략적인 이유로 롤랑가로스를 건너뛰었다.
어차피 프랑스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면 약 한 달 간격으로 이어지는 윔블던에 남은 힘을 몰아서 쓰자는 취지였다.
호주 야후 스포츠는 "페더러의 프랑스오픈 출전 계획 발표가 2019시즌이 그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추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접으려는 마음을 굳힌 페더러가 마지막으로 롤랑가로스 코트를 밟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페더러의 은퇴설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역시 20일 치치파스에게 패한 결과 때문이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페더러는 프랑스오픈 불참, 윔블던 8강, US오픈 16강의 성적에 그쳤다.
올해 호주오픈도 16강에서 마무리하면서 페더러는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근 1년 성적을 기준으로 메이저 4강의 성적이 없는 기간을 맞게 됐다.
페더러가 메이저 대회 4강에 처음 오른 것이 2003년 윔블던인데 그때부터 이번 대회 전까지 그는 항상 최근 1년을 기준으로 메이저 4강 이상의 성적을 항상 보유하고 있었다.
이전 기록은 2013년 호주오픈 4강 이후 그해 프랑스오픈 8강, 윔블던 2회전, US오픈 16강의 성적을 냈다가 다시 2014년 호주오픈에서 4강에 든 것이었다.
또 페더러는 치치파스를 상대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12번이나 잡고도 결국 상대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뺏지 못했다.
이것도 페더러 개인 기록이 됐다. 종전 기록은 2001년 US오픈 앤드리 애거시(은퇴·미국), 2012년 런던올림픽 앤디 머리(229위·영국)를 상대로 브레이크 포인트 9번의 기회를 한 번도 살리지 못한 결과였다.
다만 페더러는 이날 치치파스와 코트 인터뷰를 진행한 존 매켄로가 치치파스의 승리를 '위병 교대식'과 같은 세대교체로 평가한 것에 대해 "10년 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새로울 것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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