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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촌스러움 사이 뮤지컬 '플래시댄스'…커튼콜은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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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촌스러움 사이 뮤지컬 '플래시댄스'…커튼콜은 백미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웨스트엔드 뮤지컬 '플래시 댄스' 내한 공연은 관객들의 추억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작품이다. 관객들의 아련한 옛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지만 작품 스스로 촌스럽고 예스러운 만듦새를 노출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동명 영화(1983)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무비와 뮤지컬 합성어)로 낮에는 용접공으로, 밤에는 댄서로 일하는 18세 소녀 알렉스의 성장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춤과 노래다. 영화 속에서 봤던 그 장면과 음악이 날 것으로 쏟아진다.
'왓 어 필링', '매니악', '글로리아', '아이 러브 록 앤드 롤' 등 영화에서 귀에 익은 음악이 엉덩이와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천장부터 쏟아지는 물줄기를 온몸으로 맞는 댄스 장면이나 발레학교 진학을 위한 마지막 오디션 장면 등이 무대 위에서 재현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추억의 명곡이 메들리 형식으로 8분가량 진행되는 커튼콜은 이 작품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관객 모두가 기립해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연출된다.
복고풍 의상의 배우들이 격정적인 리듬에 맞춰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춤을 춘다.
알렉스 역을 맡은 웨스트엔드 출신 배우 샬럿 구치는 건강함과 젊음이 넘친다. 극 내내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많은 대사와 노래를 소화하며 공연을 이끈다. 다만 아직 공연장 음향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몇몇 부분에서 불안한 음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지만, 원작의 명성과 완성도를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실망감을 안을 수도 있다.
빈약한 무대와 단조로운 이야기 구도 때문에 스펙터클과 최첨단 무대 장치에 익숙해진 한국 관객들에게는 '촌스럽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규모가 워낙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계단이 설치된 2층짜리 세트와 영상 막을 제외하면 기억나는 장치가 없을 정도로 무대가 휑해 보인다.
이야기 구조와 연출 역시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더한다. 소비될 대로 소비된 '꿈과 열정을 지닌 소녀의 성장담'은 관객들 예상대로 느슨하게 흘러간다.
공연은 2월 17일까지 이어진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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