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모란공원서 열린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
유가족 등 참석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남양주=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 등 6명이 숨진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가 2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열렸다.
166개 단체로 구성된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이날 낮 1시 30분부터 유가족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를 열고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추모제는 민중의례, 열사 약력 보고, 추모사, 추모공연, 유가족 인사, 헌화와 분향 등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추모사에서 "10년 전 용산에 무슨 일이 있었나. 거기에는 사람이 있었다"며 "10년 동안 노력했음에도 아직도 학살 책임자를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용산참사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때문에 발생했다"며 "돈이 되면 사람을 죽여도 되는 막장 시대를 청산하고 함께 사는 세상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재발 방지를 위한 정치인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각 정당은 진상규명과 주거약자를 내쫓는 현행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며 "10년이 지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으며 남은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주민 최고의원은 "세상이 더디게 가는 것 같다. 빨리 가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에 강제 퇴거를 막을 여러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 전재숙씨는 "검찰 조사에 희망을 가졌었는데 조사도 제대로 못 해보고 무산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길 바란다" 울먹였다.
범국민추모위원회 등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명동에 있는 가톨릭회관에서 열리는 추모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중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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