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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도전자로 돌아온 정현, 부담 떨치고 재도약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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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도전자로 돌아온 정현, 부담 떨치고 재도약 준비
지난해 4강 신화 재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올해 프랑스오픈·윔블던 등에서 랭킹 포인트 만회 도전



(멜버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쉽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5위·한국체대)이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패한 뒤 밝힌 소감이다.
정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연파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올해 같은 대회를 앞두고 주위의 기대가 컸으나 이번에는 대회 초반에 탈락한 정현이 '홀가분하다'는 심경을 전한 것은 이유가 있다.
지난해 워낙 좋은 성적을 내면서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올해 대회에서도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컸는데 막상 호주오픈이 끝나고 나니 그런 마음의 짐을 다소나마 덜게 됐다는 의미였다.
정현의 아버지인 정석진 중고테니스연맹 부회장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현이가 올해 열린 두 차례 투어 대회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호주오픈에 대한 부담이 커서 그런 것 같다"고 진단한 바 있다.
대회를 앞두고 정현은 '랭킹 포인트를 지켜야 한다'거나 '지난해 4강과 같은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2회전을 마치고 "막상 대회가 시작하고 나서는 부담을 느끼기보다 매 경기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그만큼 대회 전에는 여러 마음의 짐이 무거웠다는 뜻이기도 했다.
응원하는 팬들은 물론 정현 자신에게도 2회전 탈락은 다소 아쉬운 결과가 됐다. 정현은 "포인트 방어를 못 했으니 이제 랭킹이 떨어지겠죠"라고 주어진 현실을 시원하게 받아들였다.
방어해야 하는 자리에서 다시 겁 없이 덤벼들 수 있는 도전자 입장이 된 셈이다.



물론 정현이 기술적으로 더 보완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특히 주위에서 많은 지적을 하는 서브의 경우 키 188㎝의 좋은 체격 조건에 비해 스피드가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대회 정현의 서브 최고 시속은 1회전에서 나온 203㎞로 측정됐다. 같은 경기에서 기록된 249㎞는 측정 오류라고 대회 조직위원회가 밝혔다.
물론 서브가 좋은 선수들처럼 한 포인트가 필요할 때 서브로 점수를 바로 따내는 능력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사실 지금 정현의 서브도 부단한 노력으로 많이 향상된 것이라는 게 주위 사람들의 말이다.
메이저 대회 4강까지 올랐던 선수가 서브를 교정해 스피드를 210, 220㎞로 늘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니시코리 게이(9위·일본)는 이보 카를로비치(73위·크로아티아)와 2회전에서 서브 최고 시속 192㎞에도 승리를 따냈다.
반면 카를로비치는 시속 219㎞에 달하는 '광속 서브'로 서브 에이스 59개를 퍼붓고도 에이스 9개의 니시코리에게 무릎을 꿇었다.
정현의 2회전 상대 피에르위그 에르베르(55위·프랑스)는 이날 서브 최고 시속이 205㎞로 정현의 196㎞와 약 9㎞ 정도 차이였지만 에이스 수에서는 13-2로 압도했다.
이날 에르베르의 승리 요인은 파워보다는 상대 허점을 파고드는 제구력이나 네트 포인트에서 20-7로 앞서는 등 다양한 상대 공략법 등이 꼽혔다.
올해 앞서 출전한 두 차례 투어 대회에서 모두 하위 랭커에게 1세트 5-1로 앞서다 역전패한 것이나, 에르베르에게 덜미를 잡힌 호주오픈 2회전 결과가 정현 서브의 파워 부족 또는 다른 기술적인 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경기 상황이나 상대의 스타일에 따른 경기 운영 능력이 다소 아쉬웠던 결과로 여겨진다.



정현으로서는 완벽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 백핸드와 함께 포핸드의 위력을 좀 더 높이고 2019시즌 초반인 1월의 결과들을 잘 분석해 나온다면 자신의 목표처럼 '2018시즌보다 더 나은 한 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현은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부상으로 결장했다.
승부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정현으로서는 올해 이 대회들이 호주오픈에서 잃은 랭킹 포인트를 만회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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