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팩트체크]② 과거보다 악화됐나, 개선됐나?
연평균 농도 낮아졌지만 '고농도' 현상 잦아지고 심해져
주의보 발령 매년 증가…"평균농도 낮더라도 고농도 증가하면 급성질환 발생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최근 몇 년간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미세먼지 현상이 과거에 비해 악화됐는지, 개선됐는지를 놓고 견해가 엇갈린다.
각종 여론조사 등을 보면 국민 대다수는 '미세먼지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통계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환경부 대기환경연보를 보면 전국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1998~2006년 51~61㎍/㎥ 사이에서 증감을 반복하다 2007년부터 대체로 감소추세를 보이며, 2014년 49㎍/㎥, 2015년 48㎍/㎥, 2016년 47㎍/㎥, 2017년 45㎍/㎥ 등으로 최근에도 꾸준히 낮아졌다.
전국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수치 역시 공식 측정 첫해인 2015년과 2016년 26㎍/㎥를 유지했다가 2017년에는 2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지역만 떼어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02년 76㎍/㎥를 정점으로 10년간 하락추세를 보였고, 2012~2016년 등락을 거듭하다 2016년 48㎍/㎥, 2017년 44㎍/㎥, 2018년 40㎍/㎥ 등으로 최근 3년간 하락하면서 지난해에는 1995년 공식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측정 첫해인 2002년 40㎍/㎥를 정점으로 대체로 하락추세를 보였고, 2016년 26㎍/㎥, 2017년 25㎍/㎥, 2018년 23㎍/㎥ 등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낮아졌다.
이처럼 연평균 농도가 낮아졌음에도 국민 대다수가 미세먼지가 더 심해졌다고 체감하는 것은 시야가 뿌옇게 흐려질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고농도' 현상이 갈수록 더 잦아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서울시 대기환경정보를 보면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와 일수는 2013년 1회(2일), 2014년 2회(4일), 2015년 3회(5일), 2016년 6회(7일), 2017년 6회(10일)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날의 1시간 평균 농도 최대치 역시 2014년 192㎍/㎥, 2015년 245㎍/㎥, 2016년 373㎍/㎥, 2017년 423㎍/㎥ 등으로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50㎍/㎥를 넘는 날도 2015년 11일에서 2016년 13일, 2017년과 2018년 각각 20일 등으로 늘었다.
특히 2017년 12월30일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95㎍/㎥를 찍으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2018년 3월 25일 99㎍/㎥, 지난 14일 129㎍/㎥를 각각 기록하는 등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김경환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연구팀장은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기상적 요인"이라며 "중국에서 유입된 공기가 정체되는 경우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는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나빠지면 만성 질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고농도 현상이 빈발하면 급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평균 농도가 낮아져도 고농도 현상이 증가하면 급성 질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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