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수술비 때문에"…인정에 호소하며 사기 친 60대 구속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고금리를 미끼로 억대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거나 곗돈을 가로채는 등 수십 년 동안 친하게 지내온 동네 이웃을 상대로 수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미용실 업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62)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지인 B(71)씨 등 14명에게 돈을 빌려주면 고금리로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32차례에 걸쳐 4억5천만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17년에는 이른바 '번호계'를 조직해 곗돈을 받은 뒤 이를 가로채는 수법으로 5천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백혈병인 손자 수술비로 급전이 필요하다"는 등 인정에 호소하며 30년 이상 미용실을 운영하며 알고 지내던 이웃들을 속여왔다.
실제 A씨 손자는 투병 중이었지만 빌린 돈이 치료비로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A씨는 앞서 돈을 빌린 이웃에게 이자를 지급하며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사기행각을 이어왔다.
그는 "번호계 사기를 당해 돈을 갚기 위해 지인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경찰에서 혐의 일부를 시인했다.
A씨는 4층 건물을 소유한 재력가로 알려졌지만, 확인 결과 이미 가족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다수고 재범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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