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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DACA 출신' 첫 한인 로즈장학생…"내가 속한 곳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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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DACA 출신' 첫 한인 로즈장학생…"내가 속한 곳은 어디?"
"우리는 미국인…뉴욕 플러싱시장·떡볶이 냄새, 나의 뿌리"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 수혜자로서는 처음으로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된 하버드대 출신 한인 박진규씨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다카 폐지 움직임과 관련, 다카 수혜자로서 혼란스러운 심경과 그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확인하는 글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했다.
다카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불법 이주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청년들이 걱정 없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한 행정명령으로 최대 80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다카 수혜자는 '드리머'로 불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9월 다카 폐지를 결정하고 6개월 유예기간을 주면서 의회에 대체 입법을 요청했으나 협상은 공전하고 있고, 이후 다카 폐지 정책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박씨도 2012년 다카 수혜자가 됐다. 미 최고 명문 하버드대에 입학해 지난해 12월 졸업했으며 졸업을 한 달 앞두고 다카 수혜자 가운데는 처음으로 로즈 장학생에 선발됐다.
로즈 장학생은 1902년 영국 사업가 세실 로즈의 유언에 따라 시작된 장학프로그램으로, 국제 학문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2~3년간 영국 옥스퍼드대학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게 된다.
박씨는 오는 10월 옥스퍼드대학으로 떠날 예정이다.
박씨는 11일(현지시간)자 NYT 기고문에서 로즈 장학생 선발에 대해 "쓰고도 단(bittersweet) 소식이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다카 폐지 방침에 대해 "그것은 내가 10월에 옥스퍼드로 떠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는 불법체류(undocumented) 이민자의 영속적인 현실"이라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는 장학제도 가운데 하나의 수혜자로 결정된 이후에도 미국에서 내 자리(place)가 있는지 나는 결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매일 '내가 여기(미국 사회)에 속해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계속 (미국에) 남아있어야 하는 이유를 정당화해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하는 동안 "불법체류 이민자들이 이 나라(미국)에 '우리는 미국인'이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어떻게 촉구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어떻게 인권을 존중하는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할지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그러면서도 "나는 스마트하고, 다른 불법체류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나라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직접 혜택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미국의 의료보험과 사회보장 같은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세금을 낸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그러나 "내가 (미국 내) 체류를 위해 나의 '지능'이나 '능력'을 언급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면서 "사람이 기본적인 공정함과 품위로 대우받기 위해 '로즈 장학생'이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간은 동등한 기회에 대한 접근을 위해 '천재'이거나 경제적으로 생산적일 필요는 없다"면서 "우리는 동료이고 친구이자 급우이고, 동료 미국인이다.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일하고 배우고 웃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오는 10월 옥스퍼드대학으로 떠나면 자신이 자라온 뉴욕 퀸즈 플러싱 '41번가, 유니언 애비뉴'의 북적대는 벼룩시장과 '노던 불러바드(Northern Boulevard)에 늘어져 있는 한국식당의 떡볶이 냄새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것들이 나의 뿌리이고, 현재의 내가 되기까지 나를 성장하게 한 광경이자 소리"라고 말했다.
박씨는 외환위기 당시이자 7세 때인 1997년 부모님과 함께 미국에 왔으며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욕 플러싱에 정착했다고 덧붙였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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