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소환] 새벽부터 시위대 집결·출입구 폐쇄…긴장 고조
대법원 앞 "양승태 구속" 구호…중앙지검 차량출입 전면통제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때 준하는 보안태세·예우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이 예정된 11일 오전.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둑어둑한 새벽부터 대법원 앞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기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이 오랜 기간 근무했던 대법원 앞에서 오전 9시 대국민 입장문을 밝히고 맞은편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이동해 오전 9시 30분 검찰에 출석한다.
안전 문제를 고려해 이날 대법원과 중앙지검 주변은 경찰버스가 에워쌌다. 대법원 정문 앞과 인근은 방송사 중계차량, 취재 차량, 경찰 차량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로 인해 서초대로와 반포대로의 정체는 평소보다 훨씬 일찍 시작됐다.
양 전 대법원장 입장문 발표 때 일어날 수 있는 충돌을 우려해 경찰은 대법원 앞에 여러 겹의 폴리스라인을 쳤다. 정문을 통한 대법원 출입은 완전히 통제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사법농단 몸통 양승태의 오만이 극치에 달했다"며 전국 법원 본부 간부들에게 소집령을 내리고 기자회견을 저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양 전 대법원장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대는 전날 저녁부터 대법원 앞에서 진을 쳤다.
전날 저녁 8시 대법원 앞에 도착했다는 김태현(50) 씨는 "양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인데 현직 대법원장인 것처럼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오만에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며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합당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출입은 철저히 통제된다.
중앙지검은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양 전 대법원장을 예우하기로 했다.
검찰은 전날 밤 10시부터 일반인은 물론 취재기자의 청사 출입도 통제했다. 건물이 사실상 폐쇄된 셈이다.
대검찰청 맞은편의 중앙지검 서편과 서울중앙지법 방향으로 난 동편의 차량 출입문을 봉쇄해 차량 출입 역시 막혔다.
취재진은 사전에 출입 신청을 하고 허가를 받은 경우만 청사 출입이 가능했기에신분증을 확인한 뒤 출입증을 받으려는 줄이 아침부터 길게 늘어섰다.
검찰 직원들이 일일이 취재진의 가방을 열어 소지품을 확인했고, 소형 금속 탐지기를 이용한 몸수색도 진행했다.
중앙지검 청사 앞 광장은 천막 형태의 방송 중계 부스가 가득 메웠다.
취재진은 청사 출입구 앞에 팔(八)자 모양으로 설치된 통제선 주변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맞을 준비에 분주했다.
지난해 6월 사건을 특별수사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208일 만에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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