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합의안 토론 재개…정부, 북아일랜드 설득 총력
5일간 토론 후 15일 오후 7시께 승인투표 실시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의회가 9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토론을 재개한다.
당초 영국 의회는 지난달 11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앞두고 닷새간의 토론을 진행키로 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가 합의안 부결 가능성을 우려해 승인투표를 이달로 연기, 합의안 토론이 다시 열리게 됐다.
스카이 뉴스 등에 따르면 의회는 5일간 토론을 벌인 뒤 오는 15일 오후 7시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하고 합의안을 도출했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여전히 합의안 부결 가능성이 큰 가운데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2017년 조기총선 이후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한 DUP(10석)는 주요 표결에서 보수당 정책을 지지해왔다.
DUP는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 영국 본토와의 사이에 어떠한 장벽도 놓여서는 안된다며 '안전장치'(backstop) 방안이 취소 또는 수정되지 않는다면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backstop) 방안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안전장치'하에서는 북아일랜드만 EU 단일시장 관할에 놓이게 되는데, 이 경우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간 통관규제 등이 적용되면서 영국의 통합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 DUP의 주장이다.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북아일랜드와 관련해 영국 내부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조치를 발표, DUP의 마음을 돌려놓는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안전장치'가 가동되더라도 북아일랜드 의회의 승인 없이는 어떤 EU 규제도 새롭게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는 만약 DUP가 합의안 찬성 입장을 밝히면, 보수당 내 상당수의 브렉시트 강경론자들 역시 합의안 반대 입장을 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메이 총리는 지난 7일에 이어 이날 저녁 브렉시트 강경론자 등을 관저에 초청해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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