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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벤투호, 키르기스스탄 격파 핵심은 '세트피스-중거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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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벤투호, 키르기스스탄 격파 핵심은 '세트피스-중거리포'
무승부도 만족스러운 키르기스스탄, 밀집수비 카드 예상




(두바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벤투호가 정교한 세트피스와 화끈한 중거리포를 앞세워 키르기스스탄의 밀집수비를 뚫고 '조기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59년 만에 아시안컵 왕좌 탈환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필리핀에 1-0 진땀승을 거뒀다.
팬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6위에 불과한 필리핀을 상대로 벤투호의 '소나기 득점'을 염원했지만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1골이 전부였다.
80%에 가까운 볼 점유율에도 벤투호는 필리핀의 극단적인 수비벽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게 진땀승의 원인이었다.
벤투호는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한 아부다비 전지훈련 캠프에서 세트피스(프리킥·코너킥) 훈련에 공을 들였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반 7분께 기성용이 왼쪽 측면에서 투입한 프리킥은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의 머리와 정우영(알사드)의 발끝을 모두 지나쳤다. 3분 뒤 이어진 첫 코너킥 역시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한 우리 선수들의 머리를 외면했다.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전반 27분 시도한 직접 프리킥은 위력이 떨어지면서 골키퍼 정면을 향했고, 전반 31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정우영이 때린 프리킥은 크로스바를 훌쩍 넘었다.
후반 18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결정적인 프리킥 상황에서 황의조가 시도한 슈팅은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프리킥은 상대 수비수가 볼에서 9.15m 떨어져 있어야 하는 만큼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가장 위협적인 득점 기회가 된다.
특히 5-4-1 전술로 극단적인 수비축구에 나선 필리핀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세트피스였지만 벤투호는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여기에 상대 수비를 끌어낼 수 있는 위협적인 중거리포 대신 무리하게 짧은 패스로 중앙 돌파에만 집중한 것도 아쉽다.


벤투 감독은 필리핀전이 끝난 뒤 "수비적인 팀을 상대할 때 공간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더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 역시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수비벽을 쌓을 공산이 크다.
1차전에서 중국에 역전패를 당한 키르기스스탄은 한국과 비겨 승점을 따낸 뒤 '약체' 필리핀을 상대로 승리해 조 3위로 16강에 진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서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김학범호'와 맞붙을 당시 5-4-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공격수 1명을 놓고 '두 줄 수비벽'을 세운 키르기스스탄은 쉽게 '김학범호'에 실점하지 않았다.
김학범호는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토트넘)의 발리 슈팅으로 철옹성을 뚫고 승리를 따냈다. 밀집 수비를 뚫는 데는 결국 세트피스가 최고의 무기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벤투호도 한국시간으로 오는 12일 오전 1시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도 세트피스를 제대로 활용해야만 한다.
다만 키르기스스탄전에는 대표팀의 프리킥을 전담해온 '중원의 조율사' 기성용(뉴캐슬)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는 게 변수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키르기스스탄전을 앞둔 9~10일 훈련에서는 기성용을 대신할 키커를 결정해 세트피스 위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공산이 크다.
'직접 프리킥'은 킥 능력이 뛰어난 정우영과 황의조가, 코너킥은 황인범(대전)이 맡을 전망이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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