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속리산 탐방객 10명 중 6명 법주사 경유
방문객 7.8% 줄어든 가운데 법주사 지구는 7.9% 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명품 '세조길' 효과 '톡톡'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지난해 속리산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 10명 중 6명은 법주사를 경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립공원 관리공단 속리산사무소에 따르면 작년 탐방객 124만4천724명의 출입 코스를 분석하니 법주사 지구(충북 보은)가 73만3천391명으로 58.9%에 달했다.
이어 화양동 지구(충북 괴산) 30만2천887명(24.3%), 쌍곡 지구(〃) 12만2천879명(9.9%), 화북 지구(경북 상주) 8만5천567명(6.9%) 순이다.
법주사 지구는 속리산 탐방 코스 4곳 중 유일하게 문화재 관람료(성인 4천원)를 받기 때문에 단체 탐방객이나 등산객들이 꺼리는 곳이다.
지난해만 해도 속리산 방문객의 50.2%만 이곳을 찾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작년 6월 법주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작년 7월 이후 법주사 지구 입장객은 45만140명으로 전년(40만3천576명)보다 11.5% 급증했다.
법주사는 국내 유일의 목조탑인 팔상전(국보 55호)을 비롯해 국보·보물 16점과 지방문화재 22점을 보유한 불교 문화의 보고(寶庫)다. 국내 사찰 중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다 3년 전 이 사찰과 세심정 사이 2.62㎞ 구간에 새로 뚫은 '세조길'도 탐방객을 불러모으는 역할을 했다.
이 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은 데다 계곡과 저수지 등에 비친 속리산의 숨은 비경도 감상할 수 있어 개통하자마자 구름 인파를 끌어모았다.
지난해 속리산을 찾은 전체 관광객은 124만4천724명으로 전년(134만9천381명)보다 7.8% 줄었다.
화양동·쌍곡·화북 3개 지구가 일제히 20% 이상 감소한 반면, 법주사 지구는 7.9% 늘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속리산사무소 관계자는 "법주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보은군도 법주사 지구 관광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이품송 인근에 훈민정음 마당 등 새로운 볼거리를 조성했고, 열두구비 길인 말티재 주변에 하강 레포츠 시설, 썰매장 등을 갖추는 중이다.
보은군 속리산면 중판리 243만㎡에 호텔·콘도미니엄 등을 갖춘 관광지 개발도 추진 중이다.
군 관계자는 "법주사 지구를 체험 위주 관광단지로 탈바꿈시켜 1970년대 수학여행 1번지로 꼽히던 옛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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