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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한반도 대화 긍정적…화해위한 영속적 해결책 도출되길"(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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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한반도 대화 긍정적…화해위한 영속적 해결책 도출되길"(종합2보)
외교단 상대 신년 연설에서 한반도 언급…전 세계 분쟁 해소·평화 촉구
아동 성 학대 강력비판…"이주민·아동·여성·노동자 등 약자 보호해야"



(바티칸시티=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당사국들 사이의 대화를 호의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한 대화가 진전돼 한반도의 향후 발전과 협력을 보장할 수 있는 영속적인 해결책이 도출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교황은 7일 오전(현지시간) 교황청 사도궁에서 진행된 교황청 외교단을 상대로 한 신년 연설에서 전 세계의 평화와 공존, 약자를 위한 공동 노력 등을 당부하며, 평화를 위한 대화가 진행 중인 한반도 상황을 언급했다.
교황은 이백만 주교황청 한국 대사 등 교황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183개국 외교단과의 신년 하례식을 겸한 이 자리에서 "한반도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교황청은 (남북 화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대화를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반겼다.
교황은 이어 "좀 더 복잡한 의제들도 건설적으로 논의돼 남북한 모든 사람들과 이 지역의 향후 발전과 화해, 협력을 보장할 수 있는 남북 공동의 영속적인 해결책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의 외교단 신년 연설에서도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핵무기 금지에 노력해달라고 호소하는 등 한반도의 상황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다.
교황은 작년 10월 교황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방북 초청 소식을 문 대통령에게 전해 들은 뒤 "북한으로부터 공식 초청장이 오면 북한을 갈 의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교황이 교황청에 상주하는 각국 대표를 상대로 전 세계 외교 현안에 대한 교황청의 입장을 밝히는 신년 연설에서 한반도를 언급한 것은 남북 대화, 북미 대화 등 북핵 문제 해결과 역내 평화 구축을 위한 최근 전개 상황을 변함없이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이날 신년 연설에서 한반도뿐 아니라, 시리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등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이 갈등과 다툼을 끝내고, 화해와 공존의 길로 들어설 것도 촉구했다.
또한, 전쟁과 기아, 자연재해 등으로 정든 터전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동하고 있는 이주민, 착취와 폭력 등에 노출된 아동과 여성, 노동자, 제대로 된 일자리 등을 구할 수 없어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젊은 세대 등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데 국제사회가 힘을 모을 것을 강조했다.
즉위 이래 유럽 등 선진국들이 난민 수용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온 교황은 특히 "이주 문제는 단순히 부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폭력이나 무관심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모든 나라들이 합심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이주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전날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에서도 작년 말 지중해상에서 구조됐으나 유럽 각국이 수용을 거부하는 바람에 보름 넘게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는 난민들의 처지를 우려하며, 유럽에 "이주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대 정신을 보여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교황은 국수주의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부활 속에 각국이 이주민 문제 해결을 위해 일방주의적이고, 고립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움직임들이 양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위험한 시기인 100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이어 지난 달 10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정부 간 회의에서 채택된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가 이주민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콤팩트에는 그러나 미국, 이탈리아는 물론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 다수가 서명하지 않았다.
[로이터 제공]
교황은 또한 가톨릭교회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사제에 의한 아동 성 학대 추문에 대해서도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교황은 "아동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것은 가장 사악하고 악랄한 짓으로 피해자들에게 치유될 수 없는 평생의 상처를 안긴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피해 아동들을 위해 정의를 구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교황은 가톨릭교회 내부의 아동 성 학대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다음 달 교황청에서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의 회의가 열린다며 "이를 계기로 이 문제를 낱낱이 조명하고, 이런 범죄로 초래된 상처를 어루만지는 교회의 노력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교황은 "특히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는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공동 운명체인 국제사회가 핵무기의 전면 폐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환경과 기후변화 역시 전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 문제 대처를 위해서도 국제사회가 합심해 좀더 단호히 노력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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