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성벽 앞에서·이슬라
백작부인·유년시절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성벽 앞에서 - 소설가 G의 하루 = 2008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한 정태언의 두번째 소설집.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무명 소설가 G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련의 연작을 통해 문학과 현실에 대한 묵직한 성찰을 펼쳐 보인다.
소설가 G는 중심과 주류에서 비켜나 세계와 불화하는 인물로, 환상 없는 궁핍한 작가적 실존을 통해 문학의 존립 근거를 묻는다.
정태언의 소설은 성공보다는 실패를 통해 말한다. 실패를 경유해서밖에는 말해지지 않는 어떤 것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강. 332쪽. 1만4천원.
▲ 이슬라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아홉 번째로 소개되는 김성중의 중편소설.
84세가 돼 죽음을 앞둔 나의 이야기와 열다섯 살에 백 년 세월을 보낸 나의 이야기가 액자소설 형식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죽음이 없는 삶을 이야기함으로써 죽음이 있어야 삶에 대한 애착과 의미가 생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무도 죽지 않는 재난 같은 현실의 해결책으로 작가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애착과 사랑을 제시한다.
'백 년 만에 죽는 사람이 속출하자 사람들은 비명과 환희,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한층 찬란해졌다는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으랴.'(135쪽)
현대문학. 160쪽. 1만2천200원.
▲ 백작부인 = 천재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 22년 만의 장편소설로, 제29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단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그린다.
영화를 좋아하는 남고생 '지로'와 지로네 별채에 사는 정체불명의 여성 '백작 부인'이 우연히 시내에서 마주치는 장면으로 시작해 추문과 진실, 현재와 과거가 혼란하게 뒤섞인 화려한 한바탕 꿈같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성적 체험을 가감 없이 늘어놓으며 전쟁을 주도하는 고위급 장교들을 응징하려는 여성들 이야기를 통해 소설은 전쟁에 대한 비판과 남근 조롱, 권력 전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경원 옮김. 문학동네. 240쪽. 1만4천500원.
▲ 유년시절 =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의 첫 작품.
톨스토이 자전적 소설로, 러시아 고전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톨스토이 전집 번역 사업을 추진하는 뿌쉬낀하우스 출판사가 새롭게 한국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전혜진 옮김. 뿌쉬낀하우스. 268쪽. 1만2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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