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트인, 中 인권운동가 프로필 삭제했다가 여론 비난에 복원
저우펑쒀 "美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中 권위주의 정권 눈치 봐"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세계적인 구인·구직 사이트 링크트인이 중국 인권운동가의 프로필을 삭제했다가 거센 비난 여론에 부딪히자 이를 복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서 현재 중국 내 정치범을 지원하는 인권단체를 이끄는 저우펑쒀는 지난 2일 링크트인에서 자신의 프로필이 삭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링크트인은 이 통보에서 프로필의 특정 내용 때문에 이를 폐쇄한다고 밝히면서 "표현의 자유를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우리는 중국에서의 영업을 위해 중국 정부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링크트인은 지난 2014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 법규에 어긋나는 내용을 포함한 계정은 폐쇄해야 한다'는 중국 당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저우펑쒀는 수일 전 톈안먼 시위를 언급하는 글을 링크트인에 올렸는데, 이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톈안먼 시위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여 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말한다.
하지만 저우펑쒀가 이러한 사실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링크트인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결국 저우펑쒀의 프로필을 하루 만에 복원해야 했다.
링크트인 측은 프로필 삭제가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저우펑쒀는 "여론의 관심이 너무 뜨거워진 나머지 이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저우펑쒀는 수일 전 "중국 인민의 자유를 위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통치를 종식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렸다가 해당 계정이 폐쇄되는 일도 겪었다.
그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중국의 눈치를 본다고 비판했다.
저우펑쒀는 "공산주의 중국의 검열이 실리콘밸리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사랑한다고 하는 실리콘밸리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에서 접근이 차단된 구글은 중국 당국의 검열을 일정 정도 허용하는 검색엔진 서비스를 중국에서 개시하려다가, 내부 반발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을 풍자한 코미디쇼를 방영했다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항의를 받고 이를 철회해 국제인권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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