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회장 "정초 톱기사 김정은 차지…씁쓸하나 평화위한 화합을"
헌정회 신년인사회…이해찬·홍영표 '일정상 이유' 불참
'여야 협치' 주문…나경원 "너무 발목만 잡는 것 아니냐는 고민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가 3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개최한 신년인사회에서 제시된 화두는 한반도 평화와 여야 협치에 기반을 둔 국회의 역할이었다.
유용태 헌정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월 초하루 신문 1면 톱에 평양의 김정은이라는 사람이 대문짝만하게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거론했다.
유 회장은 "적어도 정월 초하루 1면 톱에 나갈 것은 우리 대통령이야 하는데 김정은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을 보며 '북한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국가적 화합이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마음은 씁쓸했지만, 소화할 수밖에 없는 그런 순간을 맞이한 것 같다"고 했다.
유 회장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재선 의원 출신으로,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로 옮겨 김대중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새천년민주당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을 역임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019년은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실현하는 중대 기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년인사회에서는 여야 협치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유 회장은 "여야가 잘 협조하고 소통하고 협치 하시라"며 "의장과 각 정당 대표가 어렵고 복잡한 과제를 안정된 분위기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행사에 참석한 야당 대표들은 몸을 낮췄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는 일정상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남북문제도 쉽게 풀리지 않아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했고,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 할 땐 '거수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야당이 돼선 '우리가 너무 발목만 잡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국회는 아직 허수아비와 거수기 역할을 할 때가 많고, 대통령 이야기를 그대로 반복하는 앵무새 역할을 할 때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제는 국회 중심 정치로 바꾸고,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이주영·주승용 국회 부회장 등은 참석 대신 축하 화환을 보냈고,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리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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