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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미중 수교 '불혹 40년'…짙게 드리운 新냉전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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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미중 수교 '불혹 40년'…짙게 드리운 新냉전의 그림자
무역협상 타결해도 패권경쟁 불가피 지적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불혹(不惑)의 나이가 됐지만, 아직 미망과 의심이 있다"
미중 수교 40주년을 앞두고 최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공자의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 나이 40에 이르면 어느 것에도 미혹되지 아니한다)'이라는 말을 가지고 양국 관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1일 양국이 국교를 수립한 지 40년을 맞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축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중 관계의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둡다.
지난해 3월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쉽사리 끝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국이 냉전시대의 라이벌 관계처럼 대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1979년 1월 1일 미국은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는 대신 대만과는 단교했다.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차지하고 신중국을 세운 지 30년 만이었다.
1971년 중국 탁구 대표팀이 미국 팀을 중국으로 초청하는 이른바 '핑퐁 외교'로 양국 관계가 물꼬를 텄고, 같은 해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1972년에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도 중국을 찾았다.
중국은 1978년 공산당 체제에서 시장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했고 이듬해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미국은 이후 소련과는 냉전을 벌이는 사이 중국과는 협력을 추구했다. 중국이 자유화하고 시장을 개방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국 관계는 1989년 중국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의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악화했다. 1989년은 미국과 소련이 냉전 종식을 선언한 해였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인권과 경제, 안보 문제에서 충돌하면서도 협력적 관계를 어렵게 유지해왔다.
2001년에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가입했고 201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뛰어올랐다.
중국은 2008년 이후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이 되기도 했다. 양국의 상호 의존성은 갈수록 커졌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희망과는 반대로 적극적인 정치·경제적 구조 개혁에는 몸을 사려왔다.
또한 자원이 풍부하고 중요한 해상 교역로인 남중국해에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며 미국과 대립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종합적인 국력과 국제 영향력에서 세계를 이끄는 "위대한 현대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고 하겠다고 2017년 10월 선언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기치로 당선된 뒤 중국의 경제·군사적 영향력을 봉쇄하려 노력해왔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의 절반에 이르는 2천50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 최고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지나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지식재산권과 기술을 훔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중국도 보복 관세로 맞대응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나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양국은 추가 관세 부과를 미루고 기술과 지식재산권 문제 등을 90일간 협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 2천억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일 것이라고 미국이 위협한 바 있어 무역전쟁 격화 우려는 세계 경제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
중국 굴지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창업자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인 멍완저우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일도 미중 관계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미국이 중국의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방해하려는 시도의 하나로 해석됐다. 중국은 로봇과 인공지능, 다른 첨단 기술 분야에서 국가 주도로 세계 리더로 부상하려 한다.
미중 양국 정상은 최근 무역 문제에 대해 통화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1월초에는 미국 무역협상팀이 중국을 방문해 차관급 협상을 할 계획이다.

그러라 무역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최종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양국이 전방위적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무역갈등은 미중 패권전쟁의 한 전선일 뿐이라는 것이다.
시 주석이 최근 개혁개방 40주년 축하 연설에서 "중국의 발전은 어떤 국가에도 위협을 주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패권 다툼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이 결국 전쟁을 하게 된다는 이론으로, 아테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쓴 책에서 유래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기존 강국이었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를 견제하면서 발생했다는 것이 투키디데스의 설명이다.
일부 전문가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지난 10월 연설이 사실상 중국과 '신냉전'(a new cold war)을 선언한 것이라고 본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두 나라 간 현대판 냉전이 상상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다"라며 신냉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특히 예민한 시기에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 등과 같은 문제에서 자칫 오판한다면 전 세계적 재앙을 초래하는 군사적 충돌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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