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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비관론 속 2019년 투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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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비관론 속 2019년 투자 기회




1년 전 이맘때 주식시장은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코스피 3,000p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있었고,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 대해서도 낙관론이 우세했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으로 대표되는 미국 증시 기술주들의 승승장구는 지속될 것으로 보였고, 그동안 어려웠던 중국 증시도 순환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다수였다.
그렇지만 모두 알다시피 시장은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코스피는 1월에 반짝 상승한 후 줄곧 약세를 이어왔고, 여름까지 잘 버텼던 미국 증시도 4분기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본격적인 약세장이 시작됐다는 비관론이 글로벌 증시를 휘감고 있다. 2018년과 반대로 2019년 시장을 바라보는 전망은 잿빛 일색이다.

◇한국 증시에 드리워진 극도의 비관론
시장이 어려워지면 비관적인 예측이 많아지고, 활황이면 낙관적 전망이 다수가 되는 '전망 행위'와 예측 대상이 되는 '자산 가격의 동행성'은 흔히 경험하는 일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주가에 대한 전망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대부분의 예측 행위가 적응적 기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래 예측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현실이다. 어떤 영역이든 미래의 전망은 어려운 일이기에 전망하는 사람이 경험하는 현재나 가까운 과거가 미래에도 지속된다고 믿는 인지적 편향이 존재한다.
즉, 전망 행위에는 현재의 경험이 가장 큰 가중치를 가진다. 특히 자산 가격은 어느 정도 연속성을 갖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보니 금융시장 전망은 대체로 시세 추종적인 경우가 많다. 강세장에서 낙관적 전망이 많고, 약세장에서 비관적 전망이 많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투자는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를 따르다 보면 쌀 때는 너무 겁이 많아지고, 비쌀 때는 과도한 낙관론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망에 쏠림이 있을 때는 경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새해 한국 증시에 대한 극도의 비관론은 좀 과한 면이 있다. 일단 경기 사이클 측면에서 한국은 계속 악화되기보다 개선될 여지가 크다.
2018년 후반부로 갈수록 글로벌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점은 미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이었다. 실제로 미국 경기는 둔화 조짐이 뚜렷했고, 미국 증시도 이를 반영해 큰 폭으로 조정됐다.
그렇지만 미국과 한국의 경기 사이클은 다르다. 미국은 이제 막 꺾이기 시작한 반면, 진즉에 경기 하강이 시작됐던 한국은 오히려 경기의 순환적 저점 통과 가능성을 저울질해볼 수 있는 국면이다.




◇경기 흐름, 국가별 차별화 뚜렷
최근 수년 간 나타나는 글로벌 경기 사이클의 특징은 탈동조화다. 1990년대 초 사회주의 블럭의 몰락과 함께 본격화됐던 세계화 시대의 상식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 경제는 중국이 중심이 된 신흥국의 수출과 미국의 소비라는 분업 구도로 진행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좋으면 세계 경제도 잘 돌아갔다. 미국 소비가 호조세를 나타낼 때 미국 이외 국가들의 대미 수출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동반 확장됐다.
그렇지만 최근의 경기 흐름은 국가별 차별화가 뚜렷하다. 정확히는 미국 경기만 활황이고, 다른 권역의 경기는 냉랭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및 중국의 내수 중심 경제로의 전환 실패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최근에 형성됐던 국가별 경기선행지수의 정점 기록 시기를 비교해보면 탈동조화 흐름이 뚜렷하다. 한국은 2017년 3월, 중국은 2017년 5월, 유럽과 일본은 2017년 10월에 선행지수의 정점이 기록됐는데, 미국은 2018년 3월이 고점이었다.
자산 가격은 실물 경제의 사이클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좌우되는 유동성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두 요인 중 유동성 환경은 미국의 긴축 논의가 본격화됐던 2014년 하반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연방기금 금리를 9번이나 올렸고, 이 과정에서 파생된 강달러는 미국 이외 지역의 자산을 압박했다.
양적완화의 종결을 앞두고 있는 ECB(유럽중앙은행)와 다소 무리해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던 한국은행도 기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비슷한 입장을 취해왔다고 볼 수 있다.

◇부진했던 시장에서 기회 찾기
최근 글로벌 자산 가격의 차이를 발생시켰던 동력은 통화정책보다 경기 사이클이었다. 경기 확장이 가장 오래 지속됐던 미국 주식은 가장 늦게까지 올랐고, 미국 채권의 약세장(금리 상승)도 주식시장의 고점 기록 직후까지 이어졌다.
향후 자산 배분의 핵심 이슈도 각국의 경기 사이클 차별화와 관련된 논점이다. 주식 기준 경기 하강을 선행적으로 반영한 자산에는 기회가 빨리 올 것이고, 이제 막 경기가 꺾이기 시작하는 국가 자산은 추가 하락의 리스크가 크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가장 좋았던 자산인 미국 주식은 현 국면에서 가장 위험한 자산이라고 본다. 약세장에서의 조정 강도는 그 이전 강세장에서 형성됐던 낙관의 크기에 비례한다. 미국의 경기 사이클이 이제 막 꺾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9년에는 그동안 좋았던 미국 주식, 특히 장기간 급등했던 나스닥 기술주들의 투자 위험이 가장 크다고 본다.
반면 한국과 중국 등 최근 성과가 부진했던 시장에서는 오히려 기회를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증시 약세의 전염 효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겠지만 2007년 수준으로 회귀한 주가지수 레벨에 내재된 거품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들 국가의 경기 사이클은 미국보다 먼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체로 2019년 2분기가 바닥이 될 것으로 보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과 주요 6개 신흥국으로 구성된 OECD 경기선행지수는 2017년 8월 고점을 기록한 후 줄곧 하락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OECD 경기선행지수의 최장 하락 기간은 21개월이었다.
최근 30년래 최장 기간의 하강이 전개된다 해도 선행지수의 바닥은 2019년 5월 정도가 될 것이다. 향후 한두 분기 더 어려운 시간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새해 2분기 이후에는 경기 측면에서 반전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중 무역분쟁, 3가지 시나리오
미·중 무역분쟁은 가늠하기 힘든 이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와 달라질 여지가 있다. 미국과 중국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두 나라의 갈등은 글로벌 경제 질서를 둘러싼 헤게모니 다툼의 성격이 있고, 시진핑 집권 후 나타나고 있는 중국의 변화가 서구적 보편성보다 중국의 특수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019년의 미중 무역분쟁이 지금까지와 달라질 여지가 있는 것은 미국 경기에 기인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은 칼을 휘두르는 쪽이었고, 중국은 이를 방어하는 데 급급했다.
미국이 공세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미국 경기가 팽창 국면에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 다수의 예상처럼 2019년에는 3년여 동안 진행된 금리 인상의 여파와 감세 효과의 약화 등으로 미국 경기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효율성을 해치는 미국의 공세는 미국에도 부담이 되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3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2019년 3월 이후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유예되면서 현 상황이 유지되는 경우다.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일로를 걸어왔다는 점에서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점만으로도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중국이 백기를 들고 미국에 양보하는 경우가 두 번째 시나리오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을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 행위로 공격하고 있다. 이제 한국과 중국은 수출 제조업 분야에서 경합도가 높아졌다. 중국 정부의 특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의 조치가 금지될 경우, 반도체를 비롯해 한국 기업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보복적 관세 인상 경쟁에 나서는 경우는 글로벌 경제에 악재다. 다만, 이 경우 중국은 강력한 내수 부양책에 나설 것이다.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가운데 그나마 중국이 6%대 중반의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수출 덕분이었다.
관세 인상으로 수출이 큰 타격을 받게 되면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부양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 등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새해를 맞아 앞으로 서너 달 정도는 힘든 조정의 시간이 더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조정이 깊어질수록 기회를 찾아보는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김학균
-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 sigo1@naver.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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