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 내세워 사적 이익 취하면 좌시않겠다" 편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프랑스 대통령실이 스캔들로 파면된 전직 보좌관이 기업 컨설턴트로 변신하자 엄격한 기밀유지와 도덕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근무 이력 등을 내세워 사적 이익을 취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은 지난 22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전 보좌관이었던 알렉상드르 베날라(26)에게 편지를 보냈다.
대통령실은 베날라에게 대통령을 위해 근무하던 시절 획득한 기밀정보 등을 발설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현재 개인적인 활동과 관련해 도덕적 책임감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베날라가 대통령실의 추천이나 지원을 받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역시 금지한다고 밝혔다.
베날라는 올여름 프랑스 정가의 핵으로 떠오른 이른바 '보좌관 스캔들'의 당사자다.
마크롱의 대선캠프 경호원을 거쳐 대통령 수행비서(보좌관)로 엘리제궁에 입성한 그는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용 진압 장구를 착용하고서 시위에 참여한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공개된 뒤 파면됐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사설 경호원 출신 20대 수행비서가 권한 남용을 일삼으면서 엘리제궁 경호실과 경찰의 지휘체계를 무력화한 사건으로 비화해 여름 바캉스시즌 직전 프랑스 정계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야당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마크롱 대통령을 겨눠 파상공세를 펼쳤고, 상원은 청문회까지 꾸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스캔들로 지지율 급락세가 더 가팔라졌다.
베날라는 이후 기업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지난 10월 콩고 대통령과 카메룬의 고위 공무원들을 만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중동 기업을 홍보하기 위한 대표단을 수행해 아프리카 차드의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을 만났다.
특히 이런 만남이 마크롱 대통령의 차드 방문 2주 전에 이뤄지면서 베날라가 '전직'을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베날라는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면서 대통령 수행원들이 자신의 삶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날라는 유력 일간지 르 몽드에 "현재 나는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으며, 10여개 아프리카 국가와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