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교수들 "총장 선임, 구성원 의사와 괴리…선출제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고려대 교수들이 차기 총장 선임 결과가 구성원의 의사와 괴리가 있다며 총장 선출제도의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고려대 교수의회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제20대 총장 선출 과정에서 공정 선거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던 교수의회는 재단 법인 이사회의 총장 선임 결과를 접하고 큰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고려대 이사회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총장에 정진택(58·기계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정 교수는 후보자 7명을 대상으로 한 1차 투표에서 5위로 컷오프를 통과했다. 이어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투표에서는 공동 2위로 최종후보자 3인에 선발됐으며 결국 법인 이사회에서 차기 총장으로 최종 낙점을 받았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고려대 안팎에서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수의회는 "재단이 교수 투표로부터 총추위 선거에 이르는 전체 선출 과정에서 표출된 학교 구성원의 의사를 존중했다면 이러한 독단적 결정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재단의 결정은 현행 총장 선출 제도에 규정된 이사회 권한에만 기대어 그 제도의 진정한 취지를 외면한 독선적 전횡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이사회 의사 결정 과정이 일부 이사들에 의해 왜곡돼 학교 구성원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결론에 이르기는커녕 현행 선거제도 자체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야기하고 있다"며 "대다수 구성원의 의사와는 괴리된 이번 총장 선임 결과로 초래될 학교 발전의 역행적 후과(後果)가 우려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수의회는 "재단 이사회는 학교 구성원 대다수의 의사에 반하는 이번 결정의 근거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학교 구성원의 민의가 왜곡 없이 반영될 수 있도록 총장 선출제도의 전면 개정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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