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앙골라에 인도키로 합의…9천억원 유동성 확보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오랜 골칫거리였던 '소난골 드릴십'을 내년 초 모두 인도하며 큰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Sonangol)이 발주한 드릴십 2척을 내년 초 모두 인도하기로 선주 측과 최종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2013년 소난골로부터 드릴십 2척을 수주했고 당초 2016년 9월 모두 인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선주 측이 인도대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인도가 계속 지연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총 12억4천만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인도할 때 대금 80%를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했기에 대우조선이 받아야 할 대금은 1조원에 달했다.
조선업 불황 속에 이 같은 거액의 대금이 묶인 대우조선은 결국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야 했다.
지난해 채권단의 채무재조정과 자금 수혈로 회생한 대우조선은 소난골과 인도 협상을 지속했으며, 올해 유가가 60달러 선을 넘어서자 협상이 급진전해 마침내 인도 일정이 확정됐다.
양사 합의에 따라 대우조선은 내년 1월 말과 3월 말까지 1척씩 차례로 드릴십을 인도한다.
최종 계약가는 선수금을 포함해 척당 약 5억3천만달러, 총 10억6천만달러(약 1조1천918억원)로 확정됐다.
이는 수주 당시 계약가인 12억4천만달러보다 적으나 현재 시장가격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라고 대우조선은 전했다.
아울러 이번 협상 과정에서 선주 측은 대우조선의 설계와 건조 품질이 완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인도와 동시에 품질보증(AS) 의무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기존에 협의하던 드릴십 인도를 위한 지분 투자 건도 무효가 됐다. 양사는 드릴십 운영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해 대우조선이 받아야 하는 잔금의 30%를 합작사 지분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통상 1년의 기간이 적용되는 품질보증 의무가 사라지고 지분 투자 건도 없던 일이 되면서 드릴십 인도 후 발생할만한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시장 환경이 악화하고 드릴십의 시장가격이 급락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줄어든 가치를 모두 회계처리를 통해 사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계약가 확정에 따른 추가 손실은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약 9천억원의 인도대금 유입으로 손익이 개선되는 효과와 함께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대우조선은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부실의 주범이던 소난골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해결됨에 따라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틀을 마련하고 조기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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