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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내년부터 세계경제에 타격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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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내년부터 세계경제에 타격 본격화
"수출주문 둔화·기업 심리 약화, 경제에 타격 가할 것"
글로벌 물류·제조업체들, 이익전망 낮추고 전략수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해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26일 세계 컨테이너 40%가량을 처리하는 로스앤젤레스(LA) 화물항의 수입 물동량과 세계 2위 규모인 싱가포르항 컨테이너 처리량 등을 근거로 세계 화물 운송이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순차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고 내년에는 관세율을 올리거나 중국산 제품 전체로 부과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고 위협한 이후 선수출 물량이 몰렸지만, 이런 효과는 지난달부터 두드러지게 사라졌다.
독일 IFO연구소의 사업 기대치 설문조사, 미국과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조사의 신규 수출 주문 항목을 보면 기업 심리도 약해지고 있으며 한국과 대만의 수출 지표를 봐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이미 타격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미국 카메라·드론 제조업체 고프로는 미국으로 들여오는 제품 생산량 대부분을 중국 외 지역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운송업체 페덱스는 최근 내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구슬 아이스크림 브랜드 디핀다트는 3년간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 안간힘을 쓴 끝에 올해 첫 매장을 열었으나 두 자릿수 관세 유탄을 맞게 되자 미·중 무역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 관세가 오르면 사업 전략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물류업체 프롤로지스의 해미드 모거댐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교역에 어떤 방식으로든 끼어드는 것은 경제에 세금이 된다"며 "그 결과로 세계 경제는 아마도 둔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최대 치적으로 삼았던 미국 주가 상승세가 꺾이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탓하고 있지만, 시장 혼란의 상당 부분은 무역 전쟁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무역전쟁 뉴스가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를 6%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올해만 2조달러(약 2천252조원) 증발해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상품·서비스 무역 규모 증가율이 지난해 5.2%, 올해 4.2%, 내년 4.0%로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는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7월 예상치보다 각각 0.6%포인트, 0.5%포인트 낮아졌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 확전 가능성을 내년 3월까지로 90일간 미뤄놓았지만, 리스크가 사라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톰 올릭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휴전 합의로 3가지 리스크가 살아났다면서 "첫째로 양국이 협상에 실패해 관세가 더 오를 수 있고, 둘째로 올해 선수출 물량이 내년에 줄어들 것이고, 마지막으로 PMI부터 페덱스 이익 수정과 같은 조기 경고신호에 수요 둔화가 드러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역전쟁 장기화가 내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였다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세사르 로하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8년의 무역 일탈과 2019년의 관세 관련 불안감이 무역과 투자 계획에 계속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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