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 대행은 보잉 부사장 출신…"보잉의 펜타곤 접수"
(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미국 국방장관 대행에 지명된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은 보잉사에서 30년을 근무하고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로 들어온 항공분야 엔지니어 기업인 출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기 주요 각료직에 군 장성 출신을 기용해 왔으나 이번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지명은 이같은 구도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라고 미국 cbs뉴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섀너핸은 미국 워싱턴주에서 태어나 워싱턴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계공학 석사와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섀너핸은 지난해 보잉사 30년 재직을 마무리하고 국방부로 왔다. 국방부로 영입되기 직전 보잉사에서 공급망 및 운영 부문의 수석 부사장, 상용 민간 항공기 프로그램 부문의 수석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국방부에 재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군' 창설 추진을 지지했다. 우주군은 육·해·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등 '5군' 체제에 이은 6번째 군이 된다.
섀너핸은 장관 대행으로서는 상원 인준을 받을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7월 부장관으로 인준을 받았다. 부장관 인준 당시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은 섀너핸이 국방부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의 임명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 매체 포린폴리시는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지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펜타곤'에 대한 보잉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일이 됐다고 분석했다.
매티스 장관은 내년 2월말 퇴임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보다 일찍 섀너핸을 대행으로 지명했다.
한 소식통은 "섀너핸이 상원 인준이 필요한 국방장관에 공식 지명되지는 않았지만 국방장관의 최우선 후보 중 한명"이라고 말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섀너핸의 부상은 세계 최대의 항공업체인 보잉사가 트럼프의 '펜타곤'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는 해석이다.
지난 6개월간 보잉사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방부 항공기 프로그램 3건을 따내기도 했다.
현재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미 공군 측에 보잉사가 제작하는 새 버전의 F-15 전투기 구매를 독촉하고 있다. 1972년 처음 비행한 F-15는 스텔스 기능이 없는 제트기로 록히드 마틴의 신형 F-35 전투기와 경쟁 관계에 있다.
12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새 버전의 F-15X 전투기 구매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에 대한 보잉사의 영향력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트럼프 취임 초기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은 F-35 대신에 보잉사의 F/A-18 '슈퍼 호넷' 전투기 추가 구매 의사를 밝혔고 미 해군은 올해 봄 '슈퍼 호넷' 100대 이상을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의 CEO 데니스 뮬런버그와 개인적 친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39억 달러 규모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거래를 위해 직접 협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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