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외교, 차기 정부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시도에 강한 우려
"브라질서 유대인-아랍인 평화롭게 공존…국익에 도움 되지 않을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외교장관이 차기 정부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알로이지우 누네스 페헤이라 외교장관은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와 회견을 통해 대사관 이전이 브라질-이스라엘 관계에 별로 득이 될 게 없으며, 그보다는 브라질이 국제법에서 인정한 지위를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네스 장관은 "대사관 이전이 브라질의 국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이는 경제·무역이 아니라 국제법에 대한 존중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네스 장관은 "우리는 양동이를 걷어찰 수 있을 만큼 강한 국가가 아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아랍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스라엘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브라질에서 유대인과 아랍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유대인 공동체와 아랍인 공동체 간의 갈등과 불화를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사관 이전으로 브라질이 테러조직의 목표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얻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후 대사관을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이와 관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취임식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건국 이래 브라질을 방문하는 첫 번째 정상이 된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사에브 에레카트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회견을 통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대사관을 이전하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레카트 총장은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과 이슬람권 대표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등과 함께 브라질 제품에 대한 보이콧을 포함해 정치적·경제적 대응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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