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국왕, 미셸 총리에 5월총선 때까지 임시내각 총리직 맡겨(종합)
사의 수용하는 형태 취하며 정국 안정 도모…조기총선 않기로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벨기에 필리프 국왕은 지난 18일 사의를 표명한 샤를 미셸 총리의 사표를 수리한 뒤 그를 다시 내년 5월로 예정된 차기 총선까지 국정을 이끌 임시내각의 총리로 임명했다고 벨기에왕궁 측이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벨기에에서는 조기 총선은 열리지 않으며 당초 예정대로 내년 5월 26일에 차기 총선이 실시된다.
앞서 미셸 총리는 그동안 연립정부에 참여해온 네덜란드어권(플랑드르 지방)의 민족당(N-VA)이 최근 연방정부의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 서명에 반발해 연정을 탈퇴, 연정이 붕괴한 뒤 연방 하원에서 불신임투표에 직면하게 되자 지난 18일 밤 국왕에 사표를 제출했다.
필리프 국왕은 미셸 총리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지 않고 보류한 뒤 지난 19, 20일 이틀간 각 정당 지도자들과 잇따라 면담하며 조기 총선을 실시할지, 현 정부를 계속 유지할지 등 정국 수습방안을 모색해왔다.
프랑스어권과 네덜란드어권 두 지역으로 이뤄진 벨기에는 언어권별 정당이 연합해 연립내각을 구성해야 하는 정치의 특성상 국왕이 국정의 중재자로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프 국왕이 미셸 총리의 사표를 수리하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계속해서 내각을 이끌도록 한 것은 연정 붕괴로 '소수정부'가 된 미셸 총리에 대해 불신임안을 제출한 의회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미셸 총리가 계속 국정을 관할하도록 해 정국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연정을 탈퇴한 N-VA를 비롯해 일부 정당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당이 조기 총선에 반대입장을 밝힌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셸 총리는 계속해서 총리직을 수행하게 됐지만 임시내각이기 때문에 망명 요구나 환경정책, 고용정책 등 긴급하고 중대한 문제만 담당하게 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소개했다.
앞서 필리프 국왕은 정당 지도자 면담에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등 당면현안을 잘 풀어나가도록 적극 협조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벨기에는 사실상 차기 총선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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