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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통 언제·왜 어긋났나' 열흘간 빈 객실에 무슨 일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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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통 언제·왜 어긋났나' 열흘간 빈 객실에 무슨 일 '미스터리'

경찰, 부실시공·부실 점검·관리 소홀 여부 관련자 줄소환 조사

(강릉=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 참사 원인이 '가스보일러의 어긋난 연통'과 이를 통해 배기가스가 다량 누출돼 고3생 10명이 참사를 당한 것으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수사본부는 21일 사고 펜션의 보일러 배기관(연통)이 언제·왜 어긋났는지를 밝히기 위해 관련자를 참고인으로 줄줄이 소환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이번 참사와 관련한 과실 책임이 드러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수사 핵심은 언제, 왜, 어떠한 이유로 보일러 연통이 어긋났느냐를 밝히는 데 있다.
경찰은 보일러 부실시공, 부실 점검, 관리 소홀 여부 등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 수사를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 부실시공 의혹…인터넷서 산 보일러 무자격자가 시공했나
우선 보일러 부실시공 여부를 따지기 위해 2014년 4월 해당 펜션의 당시 건물주와 보일러 시공업자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수차례 조사를 벌였다.
당시 펜션 건물주는 인터넷으로 보일러를 구매해 시공업체에 설치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펜션 보일러 시공업자가 강릉시에 관련 업종으로 등록되지 않은 미등록자로 확인됐다.
가스보일러 설치·시공은 건설 사업기본법에 따라 가스시공업(1, 2, 3종)을 등록한 면허소유자가 시공해야 하며, 해당 자격증이 없으면 지자체에 관련 업종으로 등록할 수 없다.
특히 사고가 난 펜션의 가스보일러에 부착된 '시공표지판'(노란색 스티커)에는 시공자 명칭이나 상호, 시공자 등록번호, 시공 일시, 설치기준 적합 여부 등의 시공 정보가 전혀 기록돼 있지 않아 무자격자가 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경찰은 보일러 시공업자가 2014년 보일러 설치 때 본체와 배기관의 이음매 시공 과정에서 고무마개(오링)와 내열 실리콘 등으로 마감 처리하지 않아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는지를 집중 추궁 중이다.

◇ 부실 점검 의혹…보일러 점검도 안 하고 '적합' 판정냈나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업자의 부실 점검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해당 펜션은 2014년 4월 14일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 따른 완성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 부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LP가스 공급업자는 최초 완성 검사 시 'LP가스 용기-배관-보일러 연소기'를 모두 확인한 뒤 적합 여부를 판정한다.
그러나 당시 해당 펜션의 보일러 시공표지판에는 아무런 시공 기록이 없어 적합 판정이 날 수 없었다.
2016년 이후 지난 11월 20일까지 매년 1회씩 총 3회에 걸친 가스시설 정기 안전점검 과정에서도 LP가스 공급업자가 펜션 보일러 시공표지판과 안전점검을 제대로 살폈는지도 의문이다.
정기 점검 과정에서 아무런 시공 기록이 없는 보일러 시공표지판을 살폈다면 '적합' 판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게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설명이다.
이에 경찰은 당시 펜션 건물주와 시공업자, LP가스 공급업자를 상대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 열흘 전에는 멀쩡했다는데…201호 객실 보일러 '미스터리'
경찰은 펜션 소유주와 펜션 운영자 등의 보일러 관리 소홀 여부도 살피고 있다.
특히 경찰은 사고 학생들이 묵은 201호 객실 과거 투숙객 등을 대상으로 투숙 당시 보일러 이상 여부를 파악 중이다.
펜션 201호 객실에는 지난 1일과 8일 내국인과 외국인 단체 투숙객이 차례로 묵었다.
펜션 운영자는 외국인들이 단체 투숙했을 때도 보일러를 가동했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해당 객실에 지난 17일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이 투숙하기 전 열흘간 비어 있는 사이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사고가 난 펜션 객실의 보일러 연통이 언제부터, 왜 어긋나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누군가 연통 부분을 접촉했는지를 확인하고자 연통 부분의 지문 감식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14년 4월 지어진 해당 펜션 건물은 2차례 소유권 이전을 통해 현재는 다른 소유주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다.
지난 18일 오후 1시 12분께 강릉시 아라레이크 펜션에 투숙한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은 보일러 배기가스 누출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치명상을 입어 이 중 3명의 학생은 목숨을 잃었다.
나머지 학생 7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2곳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며 이 중 1명은 이날 퇴원할 정도로 호전됐다. 나머지 학생 중 일부도 호전 상태를 보이나 일부는 여전히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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